폴리토피아

유시민의 진심이 담긴 진보통합 이유서

재능세공사 2011. 11. 29. 02:02

가장 많은 오해를 받아왔고 앞으로도 그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를 정치인 유시민에 대해서 미디어와 타인들의 주관적 품평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그를 알고 싶어하는 모든 분들에게 온 마음을 담아 아래의 글을 일독하시길 권합니다.

 

그토록 열망했던 진보통합의 결실을 눈 앞에 둔 지금, 유시민은 그의 정치인생 10년을 회고하며 진솔한 심경토로와 함께 한국정치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이 뜻깊은 여정에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함께 해 줄 것을 절절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당원 여러분께 이런 꿈을 함께 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 대표 유시민>

 

제가 정치를 시작한 것이 2002년 8월 31일로 제가 기억을 합니다. 당시 개혁국민정당 창당 국민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서서 흥사단 강당에서 그 더운 날 에어컨도 안 들어오는데 했던 기억이 나고요. 그로부터 약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중에서 약 8년은 노무현 대통령 모시고 함께 했던 시간들이고, 대통령 떠나시고 약 2년 반 정도 우리끼리 이렇게 정치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 10여년 세월동안 참 많은 분들을 새로 만나고 또 헤어지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 10여년을 꾸준히 함께해왔던 분도 계시죠. 그때부터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 시절부터 ‘국민후보 노무현 지키기 서명운동’ 할 때부터 지금까지 저와 함께 고생만 실컷 하시고 이렇게 오고 있습니다. 많은 당원들께서 그때 만나서 지금까지 계속 같이 해오셨습니다. 그러나 그 중간 중간에 갈림길들이 나타날 때마다 많은 분들과 헤어졌고 또 새로운 분들을 만나고 이렇게 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도 우리 앞에 갈림길이 하나 또 나타나 있죠. 저는 국민참여당이 선택하려고 하는 길, 이것이 진보통합의 길, 그리고 대연합의 길, 진보통합과 대연합을 통해서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우리 정치를 근본적으로 구조적으로 혁신하려고 하는 길, 이것이 우리가 택하려고 하는 길입니다. 다른 한편에는 오랜 세월 함께 활동했던 많은 좋은 훌륭하신 분들이 혁신과통합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민주당과 함께 손잡고 제1야당인 민주당을 혁신하고 이 정당이 과거의 한계를 넘어서 시민들 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중요한 과제를 떠맡아서 노력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선택한 길과는 좀 다르죠. 어느 길이 진짜 옳은 길일까에 대해서 저는 국민참여당 당대표로서 우리가 택하고자 하는 이 길이 더 좋은 길이라는 확신이 있지만 이것은 저의 확신일 뿐 이것이 옳다는 것이라는 객관적인 증명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 다른 선택을 한 혁신과통합에 대해서 우리는 매우 넉넉한 마음으로 그분들을 지지하고 격려하고, 선택한 길은 다르지만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다는 점에서 동지애를 가지고 대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당 안에도 지금 당원대회를 통해서 가고자 하는 이 길이 아니고 혁신과통합으로 가는 길이 더 옳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저는 이분들의 판단을 또한 존중합니다. 그분들이 옳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우리가 함께 겪었던 많은 일들, 우리들의 경험,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 또 우리가 그리는 미래의 한국정치, 한국사회...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가는 이 길이 더 좋은 길이라는 확신을 저는 가지고 있고 그분들 역시 우리의 선택을 존중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일시적으로 갈림길 앞에서 다른 길을 택하는 동지들에 대해서 마음을 실어서 격려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격려를 보낼 때 그분들 또한 우리들을 격려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또 한 길에서 다른 길을 가면서 따로따로 보냈던 시간들을 아쉬워하면서 손잡는 날이 올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혁신과통합이 추진하는 모든 일들이 큰 성공을 거두어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국민들의 마음속으로 들어오게 되기를 저는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와 같이 혁신된 민주당과 우리 통합된 새로운 진보정당은 정권교체, 정치개혁의 도정에서 또한 함께 하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노사모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우리 노사모는, 지금 노무현 대통령께서 떠나고 계시지 않은 이 상황에서도 여러가지 일들을 하시고 있지요. 노사모에 대해서 어떤 분들은 단순한 팬클럽이다라고 이야기했고 또 이것이 정당의 위기라고도 했고 심지어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의 어떤 광적인 그런 어떤 개인을 숭배하는 모임처럼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노사모는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시민정치참여시대가 개막되었음을 선포하는 최초의 사건이라고 저는 지금도 확신하고 있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하심으로써 노사모가 원래 꿈꾸었던 단기적인 목표는 이뤄졌었지만, 노사모가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통해서 이루고자했던 희망, 꿈, 이런 것들은 다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뤄지지 못한 꿈이 우리 참여당을 만들었고 오늘날 박원순 서울시장을 탄생시켰고 또 여기에 화답해주는 정치세력이 없음으로 인해서 안철수 바람을 만들어낸 그런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노무현대통령께서 임기를 마치고 귀향하셨던 그 날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그분이 봉하마을에 머물면서 살기 좋은 시골 마을 만들기, 생태하천복원 이런 사업들을 해나가시는 동시에 <진보의 미래>에 대한 책을 준비하고,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열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결국 우리가 2000년 노사모의 탄생, 2002년 민주당의 국민경선, 그리고 참여정부, 이 시기들을 거치면서 우리가 꾸었던 꿈이결국은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그런 세상, 모두가 나라의 주인으로서 기회를 부여받고, 참여하고,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어울려 살아가는 좋은 사회에 대한 꿈이이것이 우리 모두를 묶어준 끈이 아니었나,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노사모의 꿈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한 개인을,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했던 분을 대통령으로 만듦으로서 일부 이 꿈에 다가서기는 했지만, 종국적으로 우리가 오늘날 가진 생각은, 이 꿈은 한 개인으로서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한 개인이 일정한 시기 안에서 다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런 꿈을 가지고 있는 아주 강력하고 튼튼한 정치세력이 국민 속에 뿌리내리고 있으면서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꺾어지지 않고 이렇게 해나갈 때에만 우리들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에 시민선거인단으로 참여했고, 국민후보 노무현 후보 지키기 서명운동을 주동했고, 당시 개혁국민정당,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고, 그리고 지금도 노무현대통령을 사랑하는 한 시민으로서 제가 가진 희망은, 이런 꿈을 꾸준히 흔들리지 않고 때론 국민이 알아주지 않을 때에도 확신을 가지고 안고 갈 수 있는 확실한 정치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이 시대의 과제라는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가 가려고 하는 이 길이 2000년 시작되었던 시민정치운동,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조직화 이것을 이어 나가는 길이라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요.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과의 통합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도모해보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저에게 주셨던 간곡한 말씀들을 제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깐 대통령에 도전하라는 그 말씀들, 작은 진보정당 속에서는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 될 수 없다는 충고의 말씀들, 그 말씀들을 굉장히 귀하고 고맙게 받아들이면서도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해야 될 일은 그것이 아니고 우리가 함께 꾸었던 꿈을 지속적으로 안고 갈 수 있는 튼튼한 정치세력을 새롭게 형성하는데 저의 역할이 있는 것이고 노무현대통령께서 귀향하시는 날, 저를 굳이 단상에 불러 올리셔서 손을 들어주셨을 때 그 분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잘은 모르겠으나 저는 이런 소망이 있으셨을 것이라고 저는 짐작합니다.

 

저는 이 길이 떠나가신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고, 아직은 조금은 어색하고 그렇습니다만, 제가 그저께 광주전남농민대회에 가서도 서로 간에 좀 어색합니다. 기존의 진보정치세력에서 활동하셨던 분들과 노무현대통령과 함께 활동했던 제가 한 집회장에서 만나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하는 이런 것들이 피차 어색합니다만, 이 어색함은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고 우리가 마음으로 하나 되어서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당원동지 여러분께 저의 이런 꿈을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히 청을 드립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우리가 지금 가려고 합니다. 오늘 중으로 투표율 50%를 채워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직 투표하지 않았는데요, 좀전에 이미 약 6% 정도의 투표율이 10시에 문을 열어서 한시간만에 된 것 같습니다... 저도 회의 마치고 곧바로 투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어제 당대회 찬성률이 90.1%를 기록했는데요, 우리당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보다 더 높은 찬성율로 우리 전국당원대회에서 안건이 가결되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아울러서 우리 국민참여당이 항간의 억측, 또는 고의적인 비난과 달리 어떤 개인을 위한 정당이 아니고, 우리들의 꿈과 우리들이 함께 지향하는 가치를 지향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공동체임을 증명해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진보통합의 길을 가려는 것이 우리 당원 어느 사람의 개인의 이익이라던가, 어떤 야심이라던가, 욕심이라던가 이런 것을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 자신은 이 과정에서 다 녹아 없어지더라도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는 튼튼한 정치세력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꿈임을 국민들 앞에 증명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순간 저는 상상을 합니다. 내년 4월 11일, 제19대 총선 출구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행복한 상상을 합시다. 아울러서 내년 12월 19일, 18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날 저녁, 출구여론조사 결과가 나올 때, 그때를 상상해봅시다.

 

그 자리 가장 중심에 우리 국민참여당 당원들이 서있지 않으면 어떻겠습니까? 모두가 기쁨에 들떠서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는 그 장면 속에, 우리 국민참여당 당원 모두는 저 가장자리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서서 있으면 또한 어떻겠습니까. 우리의 행위를 통해서 정말 많은 국민들에게 그런 설레임과 희망을 돌려드릴 수 있다면 독립국가의 문지기가 되어도 좋다고 하셨던 백범 선생님의 마음처럼, 우리도 그렇게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민국에서 문지기가 된들 어떻습니까? 그런 마음으로 이 길을 함께 갔으면 합니다.

 

저도 혹시 이게 마지막 최고위원회가 될지 몰라서 인사말씀이 무척 길어졌습니다만, 제가 재작년 가을에 입당을 해서 지금 2년 가까운 세월동안 당원동지 여러분과 함께했던 이 시간들이 제 마음 속에 영원히 귀한 보석처럼 반짝이는

그런 순간들로 남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시기 모든 활동들을 예쁜 기억으로 간직하고 미래에 펼쳐질 모든 일들을 설레임과 기쁨으로 맞이하는 그런 국민참여당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말씀드리면서, 오늘 중으로 투표율 50% 꼭 넘겨주시고, 찬성률 90.1% 꼭 넘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당원동지 여러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