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토피아

FTA 날치기로 증명된 통합진보정당의 가치

재능세공사 2011. 11. 24. 03:56

MB정권 역행보살의 마침표 - FTA 날치기

 

결국 내질러 버렸다. 매번 이번만큼은 지들도 서슬퍼런 국민들의 눈이 있는데 그렇게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해 보지만 아니나 다를까 절대다수 국민들 엿먹이기에 이골이 난 이 되먹지 않은 자들은 정권몰락의 신호탄을 자신들의 손으로 기꺼이 쏘아올리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나는꼼수다 26회에 출연했던 이정희 대표의 우려(민주당의 저지의지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인데.. 지금 상태로는 불안하다고 했던)가 과장이 아니었던 셈이다. 콰이강의 다리 운운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제 오늘 트윗 타임라인은 이제까지 트위터를 시작한 이래 가장 뜨거운 분노로 가득한 활화산이었다. 이제까지 이런 저런 이유와 인식의 차이로 다른 입장을 견지하던 이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MB정권과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어쩔 수 없는 불임야당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한 제 1 야당 민주당을 싸잡아 규탄하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어떤 대안세력에게 힘을 모아주어야 할지 외치고 있었다.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은 원내정치 세력 중 가장 힘이 미약한 진보정당이 유일하게 국민의 뜻과 의지를 대변하고 있음에도 거악에 맞서 할 수 있는 안타까운 최선(?)을 상징하고야 말았다.

 

 

필자 역시 분노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득하지만 한편으로는 87년 이후로 영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한국정치를 양분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 중심의 보수적 양당구조에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게 관망하며 그 어떤 미래의 씨앗에 대한 투자에 인색했던 유권자들을 역설적으로 각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아프지만 이 쓰디 쓴 결과를 받아 들인다. 지금부터가 그래서 중요하다. 이 아픈 교훈을 한국정치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얼마나 유용한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느냐 여부는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누가 진정한 대안세력(인물/정책/정파(세력)인가?

 

MB정권과 한나라당은 이미 역행보살로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역할을 다해 주었고 국민들의 시선은 누가 자신들을 분노하게 만든 정치세력을 단죄하고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열어갈 대안세력의 자격을 가졌는지로 모아지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모아지고 확인된 국민들의 생각은 딱 한가지였다. '닥치고 뭉쳐라'. 그러나 이 지령에는 중대한 한 가지 수사가 빠져 있었음을 이번 사태로 국민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냥 닥치고 세력만을 모으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이들을 중심으로 국민들이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뭉쳐야만 의미가 있다는 구체적 지침 말이다.

 

 

6.10 지방선거와 4.27 재보궐 선거가 MB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경종이었다면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는 양당구조가 아무리 현실적으로 완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뜻을 더 잘 받들 수 있는 인물이라면 무소속이라고 하더라도 기꺼이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유권자의 의식적 진화를 상징한다. 그러나 일련의 주요 선거를 통해 주권자로서의 위엄을 보여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들의 뜻을 온전히 투영하는 정치가 되려면 갈 길이 멀었음을 극명하게 확인시킨 것이 금번 FTA 날치기 사태의 상징적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이제 지금까지의 고루하고 획일적인 잣대에서 벗어나 진짜배기 대안세력 찾기에 돌입해야 한다. 이 여정의 시작은 '한나라당을 현실적으로 견제하고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은 오직 민주당이며, 이들을 상수로 놓치 않고서는 MB정권 심판과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라는 수동적인 명제를 과감하게 벗어던지는데서 찾아야 한다. FTA 날치기 사태가 준 가장 강력한 교훈은 민주당 스스로 악착같이 활용해 마지 않던 위의 명제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유권자에게 확인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근본적인 정치혁신 없는 닥치고 통합과 정권교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또 한번의 악순환을 예정하는 길임을 분명히 깨닫자 이 말이다.

 

 

생각보다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받들 대안세력은 멀리 있지 않다. 제대로 진짜배기를 재발견하겠다는 의지와 약간의 노력만 동반하면 가능한 일이다. 우선 몇십년간 국민들이 부여한 기회를 반복적인 배신으로 걷어차 버린 한나라당(자유선진당/미래희망연대/한나라당 출신 무소속)과 민주당(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은 가차없이 후보명단에서 지워버리고 충분한 기회를 주지 않았던 진보정당과 새로운 움직임을 꾀하고 있는 정치세력들을 중심으로 최대한 객관적으로 품평을 해보자. 대안세력을 품평하는 기준은 중심인물, 지향가치, 지지기반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행보와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감안하는 것이 적절할 듯 싶다. 간략하게 압축 정리한 대안세력 후보 들이다. 나열 순서에는 이들 세력간의 거리와 연대가능성이 반영되어 있음을 밝혀 둔다.

 

 

대안세력 후보 A : 민주당과 야권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혁신과 통합

 

1) 중심인물 : 문재인, 이해찬, 한명숙, 문성근

 

2) 지향가치 : 민주당의 역사적 정통성 중시, MB정권 심판과 정권교체 최우선 가치 부여

 

3) 지지기반 : 범친노세력 + 백만민란 + 참여연대 + 한국노총

 

 

 

대안세력 후보 B : 통합진보정당 추진을 선언한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

 

1) 중심인물 :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노회찬)

 

2) 지향가치 : 양당구조를 탈피하는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 정치혁신이 담보된 정권교체에 방점

 

3) 지지기반 : 진보정당 지지세력(노동자/농민) + 대중적 진보정당 염원세력(참여지향 중산층)

 

 

 

 

대안세력 후보 C : 안철수, 박원순으로 상징되는 무당파 시민세력

 

1) 중심인물 : 안철수, 박원순, 나꼼수 멤버 (김제동, 이외수, 김여진)

 

2) 지향가치 : 이념중심의 정치구도 탈피, 상식과 원칙 중시, 행정중심의 실용주의적 노선

 

3) 지지기반 : 기성정치 환멸 시민세력 + 정치적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 무당파 선호세력

 

  

 

대안세력 후보 D : 박세일, 윤여준을 필두로 합리적 보수를 외치는 보수신당 추진세력

 

1) 중심인물 : 윤여준, 박세일 (이상돈? 손학규?)

 

2) 지향가치 : 합리적이고 건강한 보수정당 건설, 수구기득권 세력 이미지 탈피

 

3) 지지기반 :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보수 지지세력(재계, 학계, 언론계 기득권 세력)

 

 

다소 무리한 압축과 정리가 있을 수는 있으나 대체로 위의 4대 세력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국민의 간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우선 4대 세력 중 가장 간택 가능성이 떨어지는 세력 하나를 제거해 보자. 모두가 짐작하듯이 후보 D다. 왜 그런가. 세가지 품평기준 모두에서 여타 세력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인물은 말할 것도 없고 지지기반 역시 영향력의 크기는 세력에 비해 무시할 수준이 아니지만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서 단시간내에 낙점을 받기에는 기층 지지세력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몰락한 한나라당 잔여세력을 대체하여 군소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여지는 있다고 판단한다. 더 나아가서는 민주당내 보수세력과 힘을 합쳐 캐스팅 보트 수준 이상의 정당이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일단 현 시점에서는 아웃.

 

 

안철수 바람의 빛과 그늘 - 대안세력 후보 C

 

대안세력 후보 C를 논함에 있어 안철수 바람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개혁진보 성향의 유권자의 눈에 안철수와 박원순은 빛과 그늘이 공존하는 인물들이다. 박근혜 대세론에 오랫동안 위축되어 있던 범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혜성같이 등장해 대세론에 균열을 일으킨 안철수 바람은 분명 희망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동시에 안철수 자신의 표현대로 이만한 지지를 이렇게 단기간내에 획득하는 것이 정당하고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나마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은 고민의 중심에서 다소 벗어난 상태지만 그의 향후 행보 역시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대안세력 후보 C는 대안세력 후보 A, B, D 어느 곳에도 확실하게 마음을 줄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유보적인 태도로 잠시 머물고 있는 임시정거장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현실지표상의 세력도 커보이고 인물경쟁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비추어 지고 있지만 국민들의 정치적 함의가 담긴 의사가 본격 투영될 내년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신비감(모호함)으로는 유의미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하거나 간택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나머지 세력 중 어느 곳으로든 방향을 결정하고 움직일 때만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개인적인 예상은 후보 A,B의 경쟁구도에 끝까지 캐스팅 보트 역할을 유지하면서 선택을 미룰 가능성이 높으며 직접 주체가 되어 정치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평가한다.

 

 

이미 그에게 우호적인 다수 국민들의 성향과 상관 없이 안철수에 대한 혹독한 검증은 물밑에서 치열하게 진행중이다. 그에 대한 의구심이 큰 유권자들이 예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에는 그가 후보세력 D와 결합하여 집권에 성공하고 '보수와 진보를 초월하는 화합의 정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MB 퇴임 이후를 보장할지도 모른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이런 시나리오가 그에게 열광하는 다수 국민들에게는 다소 극단적이며 부정적으로 비추어 질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까지 모아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팩트들을 종합해 볼 때 전혀 근거 없는 비난으로만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꺼림칙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모든 것은 안철수 본인이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민들의 기대대로 직접이든 간접이든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공헌자가 될지 또 한번의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주며 더 큰 정치무관심과 혐오감이라는 깊은 상처를 안겨줄지 말이다.

 

 

개인적인 희망과 기대는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착한 성공이 단지 이미지가 아니라 내용을 갖춘 진짜배기라면 그에게서 희망을 발견하고 증명받고 싶어 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그 스스로가 기꺼이 인정하고 지지할만한 대안세력이 국민들로부터 낙점받을 수 있도록 책임있게 돕는 일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그가 정녕 책임있게 정치인으로서 살아갈 확신이 든다면 정치혁신이 담보된 정권교체에 우선 최선의 조력을 다하고 새롭게 꾸려질 정치환경하에서 안철수만의 정치경험을 제대로 쌓고 진짜 국민의 선택을 받을 기회가 분명히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행여나 기성 정치세력의 정치공학적 셈법과 국민의 불완전한 인식에 기댄 지지를 오판하여 앞서 언급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순간 지금까지 착한 성공으로 평가받아 온 안철수의 인생은 송두리째 무너지게 될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대안세력 A와 B - 국민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대안세력 A와 B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느 세력의 지향과 방식으로 힘을 합쳐 모두가 원하는 결과(정권교체와 정치혁신)를 얻어낼 것인지를 국민들이 간택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두 세력의 중심인물들 누구 하나 국민의 새로운 집권세력으로 자격과 자질면에서 부족함이 없다고 확신한다. 다만 두 세력이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한 수순과 우선가치에서의 차이는 그들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두 세력 모두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이 국민의 뜻과 합치된다고 철저히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세력 모두 한시적으로 경쟁하되 동의하는 원칙이 있다. 서로를 적대시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 국민의 뜻이 모아지면 어느 쪽으로 결정되든 승복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너무 돌려서 얘기하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두 세력의 시각차는 딱 한가지다. 민주당의 존재를 견인하고 활용해야 절대과제인 정권교체가 가능하며 정치혁신이라는 목표는 정권교체 이후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 쪽이 혁신과 통합이라면,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지상과제를 앞둔 시점이 아니고서는 근본적인 정치혁신이 가능하지 않으며 정치혁신을 담보하지 않은 정권교체는 성공도 쉽지 않을뿐더러 성공한다 하더라도 또 한번의 정치적 악순환이 재판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쪽이 통합진보정당이다. 이러한 시각차는 두 세력의 중심인물들간의 정치경력과 상황인식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양쪽 다 어느 정도 일리있는 주장이며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것이고 순조롭게 이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이 말도 안되는 정권이 어부지리로 재집권에 성공하게 되는 최악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FTA 날치기 사태 이전까지는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함께 추진한 야권대통합이 거의 1년여의 산고를 겪으며 많은 실기를 한 통합진보정당 세력보다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오해와 냉소를 묵묵히 이겨내고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의 결실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벌어진 이번 FTA 사태는 혁신과 통합이 그렇게 공을 들이고 있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백일하에 드러냄으로써 이런 민주당 세력이 여전히 큰 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야권대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을 높여주고 말았다. 동시에 소수야당이지만 이번 사태에서 유일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어 최선을 다했던 통합진보정당의 중심축 민주노동당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는 결과를 만들었다. 한나라당에게서 회수한 힘을 누구에게 부여하는 것이 국민들 입장에서 바람직한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 셈이다.

 

혁신과 통합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신들이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방향성을 원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생겼다. 국민의 명령 백만민란 운동의 시작은 대단히 중요한 정치적 활동이었고 자칫 때이르게 힘의 논리로 야권연대를 깽판칠 수 있었던 민주당의 횡포를 현재까지 효과적으로 제어해 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에 쫓긴 나머지 이론적으로만 가장 쉬운 원샷 통합을 추진하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혁신과 통합 역시 세력의 크기나 영향력 면에서 자신들의 의도대로 민주당을 견인하거나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미흡한 세력임을 인정해야 했다. 이런 인식만 있었다면 수순상으로 진보정당의 통합을 지원사격하고 이들과 우선적으로 힘을 합쳐 민주당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확보했어야 그들의 선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었을게다.

 

 

안타깝게도 최근 문성근의 트윗을 통한 발언이나 글을 보면 이런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전의 스탠스를 고집하는 경향이 발견된다. 민주당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통합진보정당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는 것도 혁신과 통합 입장에서는 우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데 상대적으로 객관성이 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진보통합의 잠재력을 폄하하고 야권대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한다거나 야권대통합에 선을 긋고 있는 통합진보정당의 자세가 정권교체 실패로 이어지면 어쩔꺼냐 라는 식의 압박은 지금까지 신뢰해 온 문성근답지 않은 모습이다. 혁신과 통합이 그런 압박을 해야 할 대상은 혁신에는 미온적이고 통합이라는 잿밥에만 온통 시선이 쏠려 있으며 내부적 당론조차 분열되어 있는 민주당임을 왜 애써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의 끝은 정치혁신을 담보한 정권교체로

 

12월 초 창당하게 될 통합진보정당의 정치일정으로 볼 때, 내년 총선전에 이들을 포함한 야권대통합은 이미 불가능한 목표라고 봐야 한다. 다만 혁신과 통합이 총선전에 민주당과의 통합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총선에서의 야권연합은 조금 더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민주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와 민주당 소속 대권주자들의 태도를 볼 때, 혁신과 통합이 구상하고 기대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전개된다면 혁신과 통합은 두 가지 선택지를 높고 고민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진보정당에 힘을 실어주거나 여전히 제 3 지대에서 야권연합의 중재자이자 판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쪽으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쪽의 역할을 총선은 물론 대선때까지 유지하는 것이 균형추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야권의 대선주자가 누가 될지까지를 염두해 둔 접근은 대단히 위험하며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뿐이다. 2012년 총선은 MB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을 기본으로 하되 왜곡되어 있는 야권지형을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재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이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통합진보정당 사이에서 혁신과 통합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해주느냐가 필수적이다. 그 역할을 할 세력은 혁신과 통합뿐이고 보수신당의 준동을 사전에 차단하고 안철수로 상징되는 시민세력을 야권의 울타리안에서 제어하고 총선승리의 기여자로 만드는 것도 이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총선은 야권 대선주자들이 야권연합의 틀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는 살아있는 현장이 되어야 한다. 총선결과의 성적표는 자연스럽게 야권 대선 단일후보의 공정한 선출방식을 결정하는데 훌륭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총선에 나서는 야권연합 후보 결정과정과 총선결과가 나온 이후 대선후보 결정과정에서 늘 그렇듯이 그동안 정치적 정체성이 모호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자기자리를 찾아갈 것이고 대선 전선은 분명해질 것이다. 혁신과 통합이 제 역할을 해준다는 전제하에 통합진보정당은 총선에서 최소한 야권지분의 1/3에서 최대 2/5 수준의 의석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때서야 비로서 국민들은 FTA 사태를 계기로 발견하게 된 통합진보정당의 존재가치를 실감하게 될 것이고 더 나아가 집권세력 선택지의 하나로 그들을 기꺼이 포함시켜 줄 것이다. 이 모든 전제조건이 충족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정치사에서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정치혁신이 담보된 정권교체라는 새로운 역사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내가 지지하는 따뜻한 가슴과 뛰어난 지성을 고루 갖춘 정치인 유시민이 이 뜻깊은 여정에서 가장 많은 오해를 받는 정치인의 굴레를 벗고 있는 그대로 평가받고 제대로 쓰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