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토피아

안보무능 & 날치기 달인정당이 살아남는 이유

재능세공사 2010. 12. 14. 16:42

3년연속 날치기를 노골적으로 해치울 수 있는 이유


MB 불도저가 선봉에 서서(실제로는 교활하게 원격조정 모드) 깃발을 들어서일까. 한나라당의 노골적인 폭주가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손톱의 때만큼이라도 상식하고는 담쌓은 정치집단임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준 날치기 3연패를 지켜보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무도한 짓꺼리가 계속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국민들을 발톱의 때만큼도 중히 여기지 않는 집단이라는건 애시당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드러내 놓고 병신취급할 정도는 아니라고 믿었던 우리가 바보다.


정권초기에 무리수를 써가면서까지 KBS와 MBC를 접수하거나 심하게 손본 이유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치더라도 충분한 설명으로 부족해 보인다. 유시민 원장의 표현대로 심보가 못된 것이 아니라 무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일리가 있지만 이것도 심하게 좋게 봐준 의견인거 같고. 한나라당이 무슨 짓을 해도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무능한 야당의 속사정을 아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일 테지만 점점 더 고착화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정치혐오증과 무관심이야말로 전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이 꼴통정당의 횡포가 계속되는 진짜 이유가 아닐까.



애써 우리에게 희망적인 이유를 찾자면, MB정권과 한나라당이 현실적 권력을 마음놓고 휘두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해치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그 어떤 부작용도 개의치 않고 해치우는 것일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자칭 보수세력으로 뻔뻔스러운 뽀샵질로 정치생명을 연장해 온 이 저렴한 정치세력이 얼마나 몹쓸 놈들이고 다시는 그 어떤 수준의 민주적 책임도 맡기지 말아야 할 말종들인지 국민들에게 뼈저리게 각인시키는 역행보살의 교훈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손발묶인 야당이 풀어내야 할 숙제


한나라당은 철저하게 무능한 정당이지만 야당을 다루는 것만큼은 도가 튼 집단이기도 하다. 조중동을 위시한 언론의 비호가 큰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야당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당의 약점과 한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야당이긴 하지만 쉽게 버릴 수 없는 기득권을 양분하고 있는 민주당이 한시적으로 강경한 모습을 보여도 시간이 흐르면 양비론과 책임정치 압력에 밀려 순순한 양이 되어 정치판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여러번의 경험을 통해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만을 탓할 수가 없는게 한나라당의 날치기에 대응할 뾰족한 수가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어차피 의석수로는 안되고 고작 할 수 있는게 몸빵으로 저지하는건데 이번처럼 실행에 옮기면 기다렸다는 듯이 조폭 찌라시들이 폭력국회로 이슈를 몰아가고 방송은 너나 할 것 없이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모습을 신나게 중계하니 같이 욕먹는 것 외에는 얻는게 없다. 이런 시나리오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야당이 몸빵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면 더 갑갑해진다.



그거라도 안하면 지지자들이나 국민들에게 할 말이 없다는거다. 신사적으로 지들 맘대로 하라고 놔둔다면 조폭 찌라시들이 앞장 서서 무능한 야당이 아무러 노력도 하지 않고 팔짱끼고 좌시했다고 또 몰아갈 것이고 국민들은 야당은 도대체 뭘하고 있느냐고 힐난할 테니까. 이리 하나 저리 하나 욕먹을 바에야 효과가 있건 없건 몸빵이라도 하는게 할말이라도 생길테니 울며겨자 먹기로 그 길로 가는거다. 이정희 대표의 몸부림을 같은 수준으로 매도할 수 없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 볼 생각이 전혀 없는 국민들의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보이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일 다 치른 다음에 장외로 나가 소리없는 외침으로 성토해 봐야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야당이 이런 상황에서 지겹도록 되풀이 해온 뻔한 방식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본색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발가벗길 수 있는 대국민 소통방식을 찾는 길 뿐이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조폭 찌라시가 짜놓은 틀에서 벗어나 이런 날치기가 자신들의 삶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주는지 실감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야권 세력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내야 한다.



한나라당이 짜놓은 구도를 깨야 한다


야권의 의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국회안에서의 허울뿐인 여당 파트너 자리를 아무런 미련없이 냅다 벗어던지는 거다. 합리적인 정치환경에서야 국회라는 틀 안에서 정치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지금처럼 실질적으로 타협과 협상의 정치가 궤멸된 상태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스스로 손발묶인 야당이 되기를 자처하는 길이다. 정치는 원래 여당이나 청와대를 보고 하는게 아니라 국민들을 고객으로 하는 것이다. 왜 국민들이 위임한 자리를 벗어던질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국민들이 진짜 알아야 될 진실이 무엇인지 모든 소통수단을 총동원하여 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다.



맨날 특정한 지역에 떼로 몰려가서 상징적 구호나 외쳐봐야 소용없다. 모든 당직자와 의원들 그리고 보좌관 및 당원들을 전국 구석구석으로 보내서 한나라당이 3년동안 국민들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총선과 대선때까지 줄기차게 보고해야 한다. 가끔씩 그런 현장활동의 힘을 모을 수 있게 야권 전체가 합심하여 종합 보고대회을 여는걸 병행하면 된다. 정치인들 머리로 좋은 소통방법이나 메시지를 발굴하지 못하겠다면 대한민국자식연합을 필두로 네티즌들이 정리한 내용을 주저없이 카피해서 써라. 그거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다.


그럼 저놈들이 그 틈을 이용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데 어떻게 할 꺼냐구. 상대해 주면 그게 뭐 달라지나. 여전히 이용만 당할 뿐이다. 그냥 냅둬라. 아무리 그놈들이 약올리고 위협해도 상대를 안해주면 큰 모양새가 더러워지니까 무슨 짓을 해도 국민들 눈에 이전보다 그놈들이 무슨 의도로 못된 짓을 추가로 하는지 더 잘 보이게 될꺼다. 그냥 하는 짓꺼리의 진면목을 국민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상중계해 주면 된다. 그리고 총선과 대선에서 그 모든 짓꺼리에 대한 심판을 해달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호소하고 또 호소하면 된다.


지금 당장 국회기능을 정지시켜라. 의원직 총사퇴하고 야권 전체가 한몸이 되서 정치 방송국으로 탈바꿈하라. 조폭 찌라시 기자놈들하고는 상종도 하지 말고 그나마 남아있는 몇 안되는 언론을 활용해라. 지금은 숫자싸움이 아니라 전선을 명확히 하는게 중요한 거니까. 트윗이나 페이스북에 소통에 능숙한 이들을 중심으로 릴레이 홍보전을 개시하라. 그리고 깨어있는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끌어내서 활용해라. 더 나아가서는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시민들의 입을 통해 진실을 전파하라.



이런 싸움이야말로 한나라당이 무슨 방법을 써도 따라오기 어려운 구도다. 태생적으로 정치바닥에서밖에 움직일 줄 모르는 놈들이니까. 그들이 자랑하는 10만 알바 군단이 무서운가. 내공도 깜냥도 안되니 걱정 붙들어 매시라. 종교단체와도 힘을 합쳐야 한다. 저놈들이 저지른 가장 큰 악행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슈 몇 가지를 중점적으로 패야 한다. 국민들은 쉽게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초반에 호응이 없거나 외면을 받아도 봐줄 때까지 끈기있게 해나가야 한다. 문성근의 백만송이 민란 프로젝트가 좋은 역할모델이다.


마지막으로 대안제시가 중요하다. 심판의 몫은 국민들의 것이지만 그런 선택을 쉽고 명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야당의 진짜 역할이다. 총선과 대선때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 이 정권이 저지르고 파괴한 것들을 어떻게 수습하고 풀어갈 것인지 국민들이 고통스러워 하고 가려워 하는 점을 어떤 정책과 제도로 풀어줄 것인지 야권 전체의 이름으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당장 선택받거나 집행할 능력이 없어도 상관없다. 어차피 저 망나니 같은 놈들을 합법적으로 해고한 다음에나 가능한 일일테지만 국민들의 실질적인 권한위임은 지금부터 받아낼 수 있는거니까.



다시한번 당부하건대 저놈들의 폭거를 저지할 능력이 없음을 최대한 빨리 인정하고 국민들로부터 지혜를 구해라. 그리고 저 정치모리배들을 국회안에 확실히 묶어 두고 국민들하고 친해지란 말이다. 조폭 찌라시들이 아무리 날고 기는 것 같아도 국민 모두의 생각을 조종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믿어라. 제발 니들도 제대로 된 정치 좀 해보잔 말이다. 국민들의 정치혐오증과 무관심이라는 병을 키운건 한나라당이나 조폭 찌라시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당신들의 발로 뛰는 노력을 통해 치유해 보란 말이다. 알아 들었으면 난장판 국회에 미련두지 말고 짐싸들고 국민을 향한 정치여정에 즉각 나서기 바란다. 이상 답답한 마음에 훈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