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토피아

경기도지사 단일화, 서울판세에 달렸다

재능세공사 2010. 4. 27. 16:27

진흙탕속에 빠진 야권연대

 

상황이 좋지 않다. 한동안 좋은 흐름으로 가던 야권연대 협상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불길하게 전개되고 있다. 애초부터 아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진보신당은 열외로 한다고 해도 야권연대 희망의 불씨를 살려나가던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노당 모두 뿔이 잔뜩 나있는 상태다. 협상결렬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부터 예상되던 결과가 아닐까. 협상과정에서는 불만이 있어도 애써 참아왔던 것들이 결렬을 선언하는 순간 책임논쟁과 함께 수면위로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김문수 현지사만 콧노래를 부르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로고의 느낌처럼 모든 이들을 품에 안을 수 있는 넉넉함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ㅜㅜ

 

다행히 교착상태에 빠질 수도 있는 경기도지사 단일화 문제가 손학규 전 지사의 개입과 중재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여전히 민주당의 의미있는 입장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무언가 시도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이번 협상에 임하는 민주당의 목표는 분명해 보인다. 형식적으로야 수도권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 세명 모두를 간판으로 내세움으로써 제 1 야당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싶은 것이겠지만 속내는 유시민 비토, 참여당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김진표 후보에 대한 실망이 크다. 그는 지금 자신의 목소리가 없다.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나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그저 당의 논리와 현실정치인으로서의 고민만이 넘쳐 흐른다. 과연 그가 여러 토론과정에서 유시민 후보에게 날린 독설과 행동이 그의 진심일까. 유일하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 역시 유시민 없이 승리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무조건 단일후보가 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안다면 지금이라도 지도부 인사이자 중량급 정치인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솔직히 김진표 후보 정도의 자산을 이번 선거로 잃는다는 것은 여러모로 아까운 일이니까.

 

 자기 주도권을 찾으세요.. 제발..ㅜㅜ

 

 

야권연대 시너지를 일으킬 결정타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뉴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전체적으로 돌아 보면 의미있는 야권연대의 성과물도 있다. 대전(김원웅)과 경남(김두관)에서의 야권단일후보 결정이 그것이다. 울산 역시 진보정당 후보로 수렴이 되어 있는 상태다. 수도권의 마지막 축인 인천 역시 위에서 열거한 연대내용과는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경쟁력이 제일 높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로 결정이 났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도지사와 호남에서의 연대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연대흐름은 나쁘지 않은 것이다.

 

얼마나 보기 좋으냔 말이다..^^;

 

문제는 이미 연대의 결실을 이룬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야권연대의 시너지 효과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필요조건 정도는 충족되어 있는 곳들이지만 충분조건이라 할 수 있는 수도권과 부산 지역에서의 단일화 완결이 있어야만 국민들의 선거참여와 지지를 이끌어 MB정권 심판이 가능해진다.

 

우선 부산을 보자. 자연스럽게 김정길 후보로 결론이 날 것 같더니만 당췌 꺼리도 안되는 김민석이 친노인사가 자신을 지원하고 있다는 못된 거짓말을 하며 분탕질을 하고 있다. 그나마 단일화 협상에 부정적이었던 진보신당 부산시당의 입장변화로 단일화 분위기가 다시 이어지고 있는 형국에서 갈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과 달리 부산과 경남에서는 처음부터 일치단결하여 싸우지 않는 이상 한나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다. 노 전대통령 추모 1주기의 영향력도 이런 전제가 아니면 기적같은 승리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도대체 얘를 왜 아직까지 데리고 있다가 이 낭패냐.. 응??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지방선거 최고성적은 이 정도일게다. 수도권 세 곳과 충청권에서의 승리,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중 한 곳 승리 또는 간담을 서늘케 할 정도의 선전, 나머지 지역에서의 확실한 MB정권 심판분위기 확인. 이런 구도가 가능해지려면 우선 수도권 삼두마차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보조합을 내놓아야 한다. 부산과 경남 역시 유사한 후보조합으로만 바람을 만들 수 있다. 이 두가지 요건만 갖추어 진다면 여타 지역에서의 선전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지사 단일화, 서울판세에 달렸다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판결 이후 서울판세가 매우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판세임을 알아야 한다. 지난 두 차례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은 당시로서는 꽤 괜찮은 여론과 후보를 가지고도 한나라당에 두번 다 패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오세훈 현 시장의 실정을 비난하는 여론이 여당내에서도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한때 위풍당당하던 그 역시 위세를 많이 잃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여당과 현직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고 오세훈 시장의 이미지는 본질적으로 크게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힘든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오세훈이 여당후보로 나설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한명숙과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들의 운명은 한명숙 전 총리 손에 있음을 알지어다..

 

게다가 한명숙 전 총리로의 야권 단일화가 아직까지 미완성이라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적게는 3%에서 많게는 5% 정도의 노회찬 지지율은 견고한 것이고 박빙의 싸움이 벌어질 경우 충분히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 빨리 오세훈과의 싸움에 전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민주당 내부에서 여전히 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이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정책으로의 차별화는 이번 지방선거의 결정적 요인이 되기 어렵다. 정치적 구호이지만 진짜 중요한 이슈는 MB정권에 대한 심판이다. 한 전 총리는 자연인이 아닌 MB정권의 무도한 폭정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들을 대표하는 후보로서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선거 내내 이 이슈를 각인시키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자, 경기도지사 단일화 문제로 다시 돌아와 보자. 민주당을 견인할 수 있는 유일한 상황변화는 서울시장 선거판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명숙 전 총리 혼자의 힘만으로는 확실한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어렵고 경기도지사 단일화 문제가 현재처럼 계속 엉키기만 한다면 시너지는 커녕 서울이 불안해질게 불보듯 뻔하다. 노회찬, 심상정 후보가 본선에 합류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된 것이고 문제는 선거일전까지 어떻게 이들의 단일화 참여를 이끌어 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정상적인 상황에 만나서 즐겁게 경쟁했으면 얼마나 좋겠냐..ㅜ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김진표를 끝까지 고집하게 될 경우, 진보신당의 두 후보는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이는 곧 수도권에서의 MB정권 심판 무산으로 이어질 것이고 여타 지역의 결과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한명숙 후보나 유시민 후보 모두 본인들의 당선여부를 우선시할 사람들이 아니다. MB정권 심판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개인적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들을 던질 이들이지만 현재의 상황은 양보가 능사가 아니라는데 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누가 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단일후보가 결정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유권자들은 단일화 과정의 내용에 따라 투표참여와 지지여부를 확연하게 달리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도권 세 곳은 물리적으로 다른 지역이지만 실제 선거에 들어가면 상호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개별지역의 후보의 면면만을 보고 선거에 임하기 보다는 종합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은 서울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경기도지사 단일화 경선룰을 유권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내용으로 조속히 수용해야 한다.

 

이미 그 어떤 여론조사 결과보다도 의미있는 유권자의 뜻이 이번 유시민 펀드를 통해서 확인되었다. 참신한 시도이자 현실적 선거환경에서의 제약을 창의적으로 뛰어 넘은 이번 유시민 펀드의 성공조차 단일화의 걸림돌인양 몰아세우는 민주당의 행태는 말 그대로 놀부심보와 다를바 없다. 좋은 일은 축하해 주어야 하고 따라해야 한다. 맨날 제 1 야당이라는 허울만 강조하지 말고 어른답게 대승적으로 축하해 주는 대범함을 보여주면 어디가 덧나나. 민주당이 나서서 새로운 형식의 선거자금 마련에 지평을 열었다는 논평으로 국민들에게 다른 정치의 가능성을 보다 잘 알리고 민주당 후보들도 비슷한 방식을 시도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이슈와 화제로 삼았다면 얼마나 보탬이 되었겠나. 

 

유시민 펀드는 우리 정치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이다

 

민주당이 현재와 같은 행태를 계속 고집하는 이상, 유시민 후보는 쉽게 그들의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본선까지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면서 국민들의 여론을 민주당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판세가 불안해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 와야 민주당은 정신을 차리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후보간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이루어 내고 그 여세를 몰아 한 전 총리와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상호간 합동유세를 통해 수도권을 누비고 다녀야 한다. 심상정 후보와 노회찬 후보에게도 충분히 그들의 생각을 알릴 기회를 주고 거의 막바지쯤 시정과 도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여 그들을 견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지도부와 김진표 후보에게 호소한다. 민주당에게는 경기도지사 후보 한 명을 결정하는 일인지 몰라도 국민들에게는 MB정권 심판을 좌우하는 문제임을 잊지 말라. 민주당의 욕심이 수도권 전체는 물론 전국적 선거를 망치게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당신들의 주장대로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후보에게 단일화 결렬의 책임이 돌아간다고 해도 도대체 얻을 것이 무엇인가. 그건 면피지 책임있는 정당이 목숨걸 일이 아니다. 국민들을 믿고 당신들이 심판하고자 하는 한나라당과 다른 정당임을 이번 결정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정당차원의 이익과 내일의 문제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 이 기회를 놓치게 되면 내용적으로 사망선고를 받게 되는 것임을 잊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