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토피아

오세훈의 속보이는 MB 따라하기의 끝은?

재능세공사 2011. 1. 3. 16:51

오세훈의 속보이는 MB 따라하기

 

오세훈은 따라쟁이다. 전과 14범 MB의 대통령 입성은 정치분야의 세계적인 불가사의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 확실하다. 보통 사람의 눈에는 불가사의로 밖에 볼 수 없는 일이 오세훈에게는 필히 벤치마킹해야 할 역할모델로 보인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노골적으로 MB를 따라할 수는 없는거니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게 오세훈이 MB를 존경하거나 좋아해서 이런 일을 벌이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MB가 보여준 대국민 사기극의 위력을 실감했던 것 뿐이고 상대적으로 흠결이 적은 자신(이것도 지 생각이지만..ㅜㅜ)이 신공을 펼치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청계천 신화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뻘짓의 스케일을 대규모로 키웠고 자신의 매끈한(실제로는 뺀질뺀질한) 외모와 싱크로율이 높은 '디자인 서울'로 불도저 행정의 강도를 높여왔다. 국민여론을 무시하기로는 따를 자가 없는 MB가 부럽던지 '무상급식'에 개드립을 치면서 자신도 MB 못지않은 생떼를 쓸 수 있음을 만천하에 과시중이다. 아마도 MB보다 더한 욕을 먹어서 불로장생하기로 결심했나 보다. 그래도 이 정도 일들은 굳이 누가 따로 말해주지 않아도 알만한 이들은 다 아는 일이지만 우연히 필자조차 눈치채지 못했던 오세훈의 뻘짓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이 놈이 주인공이다.

 

 

이름도 거창하게 '꽃담황토색 택시'란다. 2년전부터 가뭄에 콩나듯이 특이한 외양탓에 시선을 모았던 이놈이 연말쯤에는 심심치 않게 증가세를 보여 도대체 정체가 뭔지 궁금했던 차다. 몇주전 연말모임을 마치고 처음으로 이 택시를 이용하게 되었는데(홍대에서 택시타는 어려움을 감안하면 필자가 이 놈을 선호해서 탄게 아닌줄을 알겠지..ㅜㅜ) 그동안 궁금했던 점을 기사분에게 묻게 되었고 이 택시야말로 오세훈 뻘짓의 또 다른 결정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쯤에서 이 놈의 탄생이유와 부작용을 짚어 보고 진짜 시장이라면 챙겨야 할 택시관련 주요 개선사항을 짚어보도록 하자.

 

 

꽃담황토색 택시(실제로는 오뤤지 택시, 똥색 택시로 불린다)의 탄생비화

 

오세훈 어린이는 '디자인 서울'을 꼭 만들고 싶었어요. 아니, 정확하게는 오세훈 어린이의 가장 멋진 치적으로 '디자인서울'이 인정받아 자신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깜냥으로도 대통령 해먹는 MB보다 더 수월하게 대통령 자리에 오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불철주야 시민들이 고생하건 말건 아이들이 상처를 입건말건 '디자인서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일에는 시민들이 주신 공적인용돈(세금)을 쓰는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답니다.

 

 

어느날 어떻게 하면 MB를 넘어설까 고민중이던 오세훈의 눈길이 개성없이 쏘다니는 천편일률적인 서울택시들의 외양에 꽂혔어요. 우리에게는 왜 뉴욕의 옐로우캡, 동경의 MK택시, 런던의 블랙캡같이 단박에 떠오르는 명물택시가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이 생각해도 대견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래 '디자인서울'의 아우라에 걸맞는 서울의 명물택시를 내 마음대로 만들어 버리자. 색깔은 당근 오뤤지가 어울릴 것이고 영어울럼증이 있는 무식한 시민들을 위해 공식적으로 '황토색 택시'라고 불러주자..ㅋㅋ

 

이런 오세훈 어린이의 단무과적 생각은 바로 실행에 옮겨지고 '나도 능력있는 공무원이에요'라고 외치고 싶은 실무진의 잔머리가 더해져 '격조높은 경복국 꽃담에서 보여지는 색상으로 온화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며, 비옥함과 길상, 장수의 의미를 지닌 꽃담황토색(Seoul Orange)'이라는 자뻑개념의 민망한 공식용어가 붙여지게 된다. 이때만 해도 이 택시가 '똥색 택시'로 불리울 줄은 꿈에도 몰랐으리라.

 

자 그럼 이 멋진 택시들을 어떻게 서울바닥에 쫘악 깔 것인지가 다음 과제다. 그래, 택시는 일반적인 승용차보다 교체주기가 빠르니까 신차로 교체할 택시는 무조건 오세훈 택시로 바꿔야 한다고 대못을 박자. 어차피 서울시가 까라면 깔 수 밖에 없는 무지렁이들 아닌가. 이미 카드결제기를 강제적으로 설치하도록 만든 전력도 있지 않은가.

 

아무래도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도색인만큼 추가비용이 좀 들긴 할꺼야. 투표권 가진 놈들이고 여론형성에 영향력이 있는 놈들이니까 그냥 공적인용돈을 써버려. 아니야. MB가 버스개혁하면서 시민세금으로 생색내다가 요즘 두들겨 맞고 있으니까 개인부담으로 밀어 붙여야겠다. 잠시동안이야 궁시렁대겠지만 서울의 명물택시 브랜드만 생기면 나에게 감사의 큰절을 할꺼니까 뭐. 요금이라도 올려달라고 하면 어쩌지. 이것도 생까야 해. 시민들한테 외면당하면 나만 손해잖아.

 

 

그저 한 어린이의 망상으로 시작했지만 '서울특별시장'이라는 자리의 끝발로 이 황토색택시는 현재 총 702대('10년 5월 4일 기준)가 운행 중이다. 완전 꽃담황토색(Seoul Orange)택시가 415대, 일부 꽃담황토색(Color Lapping)택시가 123대, 꽃담황토색 외국인관광택시가 164대이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6~7년후면 시민들은 자신의 의사나 선호도와 상관 없이 거의 대부분 이 황토색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아마도 그때쯤이면 시장자리에서 물러난(쫓겨날 가능성이 더 높다만) 오세훈 어린이는 자신이 일구어 놓은 눈에 띄는 성과에 흐뭇한 미소를 띄우고 있을게다.

 

 

오렌쥐 또는 똥색택시에 대한 기사들과 시민의 반응

 

최대 피해자는 택시기사분들이다. 필자에게 이 똥색 택시의 비밀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던 택시기사분의 증언에 의하면 추가도색 비용 50만원은 기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50만원이 별거냐구. 생각해 봐라. 이 분들 사납금 채우고 몇 만원이라도 더 수입을 올리기 위해 끼니 거르고 점점 늘어가고 있는 과속과 신호위반 장치와 싸우고 각양각색의 손님들에게 시달려야 한다. 그런 분들에게 오세훈 어린이에게만 기쁜 일 하자고 들이지 않아도 될 생떼같은 돈 50만원을 내라고 해야겠냐 이 말이다.

 

그래 돈은 까짓거 무시한다 치자. 기사들에게 있어 자신들이 몰 차량은 가장 귀중한 보물이다. 실제로 자기만의 색깔과 정성으로 개성있게 꾸민 택시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공간이자 다른 사람들에게 제일 많이 보여주어야 하는 기사의 얼굴이기도 하다. 왜 기사들의 디자인선택권까지 빼앗는가? 그저 높으신 분들의 혜안을 무지렁이 기사들이 이해를 못하는거라고 몰아붙일텐가? 웃기지 마시라. 여기 기사분들의 생생한 육성을 제대로 들어보란 말이다.

 

"이게요.. 뭐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좋아할 기사들도 있어요.. 그런데 깨끗한 상태일 때야 뭐 크게 나쁠것도 없지만 더러워지면 정말 애매한 상태가 되거든요.. 말 그대로 똥색으로 비춰지거나 다른 택시보다 더 더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시겠지만 택시는 주행시간도 길고 안 가는 곳이 거의 없어서 일반차량에 비해 세차횟수가 더 많을 수 밖에 없잖아요.. 앞에서 이야기한 점 때문에 세차횟수도 더 많아질 수 밖에 없어요..ㅜㅜ"

 

"운전하는 입장에서 안전성도 참 중요한데, 황토색 택시는 야간운전시 골목길이나 어두운 곳에서는 다른차량 운전자 눈에 확 안 들어와서 사고의 위험이 상당이 많은것 같아요. 지금처럼 은색이나 하얀색 택시는 황토색 택시에 비해 야간운전 밎 골목길 주행시 더 빨리 발견을 할수가 있어서 사고율도 적답니다..ㅜㅜ"

 

현장에서 활동하는 기사의 입장에서 황토색 택시로의 전환을 받아 들이려면 무언가 새로 생기는 이점이 있어야 한다. 바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수익증가 효과, 안정성 제고, 지원혜택 등의 측면에서 개선되는 점이 있다면 위의 불편함이나 추가비용 부담을 감수할 이유가 생길텐데 전혀 그런거 없다. 아마도 이런 점을 추궁하면 MB변명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완공되고 나면 다들 좋아할꺼다' 신공을 그대로 따라해서 '서울 명물택시 브랜드만 생기면 기사들 모두가 행복해 할꺼고 고마워할꺼다'라고 씨부리겠지.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 입장은 어떨까. 일단 아직은 특이한 외양탓에 섣불리 타기가 꺼려진다. 돈 더 받는거 아냐?라는 의문부터 장애인들은 위한 택시인가?등의 연쇄 의문 때문이다. 아마도 우연히 타게된 분들도 택시기사를 통해 진실을 알게 되면 호감도가 좋아지지는 않을게다. 그저 오세훈의 뻘짓을 실감하면서 표 떨어지는 일만 늘어나겠지. 기사들이 좋은말 하겠냐 이 말이다. 그럼 오세훈이가 더 어필하고 싶다는 외국인들은 어떨까. 색깔 다른것 외에는 일반택시와 거의 차이가 없는걸 확인하고는 '오우 멋진 서울 택시 만만세'라고 외쳐줄까. '에이 이 실속도 없는 따라쟁이야'가 더 현실적이다.

 

 

지방자치 단체장과 의회가 진짜로 신경써야 할 교통관련 문제

 

여야를 가리지 않고 립서비스를 주구장창 날리는 대표적인 것이 '서민정책' 또는 '민생정책'이라는 말이다. 정치인들이 이와 관련된 진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교통관련 문제들을 가장 많이 연구하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방자치제가 정착되면서 교통관련 정책결정권이 지자체로 상당부분 이양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행정부나 국회의원들에게 목맬 일이 아니다. 단체장과 지방의회에서 집중적으로 신경쓰면 단기간내에 효과를 볼 부분이 많다. 그런데 왜 신경을 안 쓸까?

 

택시회사나 버스회사에서 정치권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돈을 많이 쓰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기사분들이 힘을 모아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에는 몸도 마음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기사들과 고객들 사이에 이간질을 시키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잘못을 기사분들 개인의 서비스 마인드 부족으로 몰아가 시민들이 교통정책 관련 개선에 힘을 보태지 못하도록 분열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이미 '택시와 버스기사 괴롭히는 오적' 이라는 포스팅을 참고하기 바란다.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국민들에게 좀 더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도 교통정책 관련 이슈해결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 그래서 더이상 오세훈 어린이같은 보여주기식 정책이 얼마나 뻘짓인지를 극명하게 알리고 진짜 민생정치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달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