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토피아

생소한 직업 재능세공사 사용후기 (10)

재능세공사 2009. 10. 22. 00:13

다음은 두달전 쯤 재능해석을 받은 김영은님이 보내주신 상담후기입니다. 남편분과 함께 재능해석을 받으신 첫번째 고객이라서 남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의 반려자와 서로의 자기다움 삶에 대한 마음을 공유하고 상호격려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운 커플이었습니다. 건강하게 이쁜 아기 출산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재능세공사 이기찬님을 만난 건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던 8월의 한 일요일 낮이었다. 당시 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없이 회사만 왔다갔다 하는 내가 한없이 맘에 안 들었었다. 그래서 신랑과 함께 이런 저런 대안들을 모색하다가, 결심한게 유학. 내년 가을에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한동안 유학 준비에 여념이 없었는데, 그 길 또한 나에게 맞는 길인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고, 다시 고민에 들어갔더랬다. 때마침 덜컥 아이도 생기면서 모든 걸 멈추고, 한동안 입덧으로 초죽음. 그 지겨운 입덧으로부터 조금씩 벗어나면서 신랑의 권유로 찾게 된 사람이 재능세공사 이기찬 님이었다.

 

광화문 교보문고 근처, 단골 커피숍이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문을 닫아 잠시 헤매던 우리는 지하의 한 전통 찻집에 어색하게 자리를 잡았다. 블로그 캐리커쳐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캐리커쳐는 좀 미끄덩한 이미지랄까...흐흐) 이기찬님은 편안한 반바지 차림에 이웃집 선배 같았다. 내가 미리 보낸 자기 소개서는 잘 봤다면서 편안하게 얘기는 시작되었고, 난 그저 묻는 말에 대답하면서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재능 해석에 대해 큰 기대가 없었던 탓도 있겠고,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입덧때문에 오후 공복 시간이 괴로워서일 수도 있었겠으나...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질문도 할 것을 그랬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여하튼 전통 찻집에 앉아 밤과 은행을 집어 먹으며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는데... ‘오. 그 재능이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구나.’ ‘아하. 나에게 그런 면이 있다는거야?’ ‘그래! 난 이런 사람이라규~!“ 이기찬 님으로부터 재능해석을 받는 내내 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베시시 새어나오는 미소를 참았다. 참으로 뿌듯했다. 강점혁명을 통해 발견한 나의 강점 5가지를 하나 하나 해석해 주는데,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한 강점들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의 경우, 단순히 ‘내가 모임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수준에서 벗어나 굉장히 유용한 강점이라고 설명하며, 보통의 경우 이 재능은 말발, 글발 혹은 연설발로 그 재능이 나타날 수 있는데, 어느 것에 더 자신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걸 적극적으로 발전해 나가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특히, 회사 일 때문에나 필요에 의해서만 글을 쓰지 말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글쓰기를 시도해보라는 조언은 가슴에 와 닿았다. ‘조화’의 경우도 그냥 모임에서 갈등을 피하고 사람들을 중재하는 경향이 있다를 넘어서서 그 강점을 잘 발달시키면 다른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한 차원 높은 수준에서 어떤 문제를 보고 평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귀가 솔깃해졌다.

 

한 상담자가 이미 언급했다지만, 듣다 보니 ‘너무 좋게만 얘기해주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을 띄워주는 분위기이긴 했다. 하지만, 약점을 파헤쳐 고치려하는 것 보다는 강점을 더 강화시키는 게 자기 계발의 기본이라 하지 않았던가. 허허허. 내 재능들은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4시까지만 한다는 전통찻집의 다소 황당한 영업시간 덕분에 상담의 마무리는 건물 밖 벤치에 앉아서 급하게 해야 했지만, 재능세공사님의 조언들은 여러가지로 참 유용했다.

 

강점혁명 책을 보며 자신에게 맞는 다른 강점들도 찾아보고, 한달 후에 후속 모임을 갖기로 헤어지면서 나는 내 안에 뭔가가 꿈틀거림을 느꼈다.(4개월된 애기 말고;;) 앞으로 내 강점과 열정을 찾는 일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재능해석이 그런 여정의 초석을 마련해준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