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토피아

생소한 직업 재능세공사 사용후기 (8)

재능세공사 2009. 6. 29. 13:09

함께 인생을 그려주는 용한 점쟁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생의 방향성을 찾아주는 '나침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자신들이 젊은 시절에 겪었던 혼란과 방황을 지금의 젊은이들이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홍승완, 박승오 연구원이 가슴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상기 내용은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인연으로 소개를 받았던 차정원님의 재능해석 후기입니다.  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상담후기가 저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진 프로세스인지를 다시금 실감하게 해준 차정원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맞아요 맞아. 와 나 진짜 그러는데…  4시간이 가까운 시간 동안 맘 속으로 수십 번 생각했다.또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흐르고 있는지도 몰랐다. 처음 뵌 기찬님. 그리고 고작 SF(StrengthFinder)라는 단서 몇 개. 하지만 내 성향을 콕콕 집어내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마치 용한 점쟁이 앞에 앉아있는 기분이 들었다. 초면이라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아마 그가 지인이었다면 어머어머!! 맞아맞아!! 하며 마구 맞장구를 쳐 그의 팔뚝 한쪽을 시퍼렇게 멍들게 했을지도…^^

 

 나를 비롯한 많은 젊은이들은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른다. 설령 안다고 해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참 많다. 나 역시 SF라는 도구를 통해 나의 강점을 살펴보기 전까지 내 강점들이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들이었다. 맨날 사람들은 만나서 놀고 여러 개의 일을 한번에 벌려놓고 수습하느라 급급하고 후회하기를 반복했었다. 근데 그렇게 행동하는 것 모두가 나의 강점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어찌나 기쁘던지... 하지만 기쁨도 잠시, 대체 이걸 어떤 상황에 어떻게 써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다. 그래서 나는 빠듯한 백수의 생활비를 쪼개고 쪼개서 그를 찾게 된 것이었다.

 

그의 재능은 뛰어났다. 그리고 그는 그 누구보다 자기다웠다. 자신의 강점을 통해 일하는 그 모습이 반짝반짝 빛났다.  4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우리가 한 것은 그저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 때론 공감하고, 때론 웃고, 때로는 그의 말이 진지하게 다가와 내 맘속에 여러 개의 결심들을 만들어냈다. 사실 게으른 20, 방황하는 20대들은 스스로에 대한 분석을 잘 하지 않는다. 가끔은 누군가 넌 공무원이 되라!” “넌 스튜어디스가 되라!” “넌 사무직 직원이 되라!” 라고 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 그렇게 콕 집어 말해주면 20대가 되어 이제는 사라진 줄 알았던 반항심이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지가 날 얼마나 안다고?” “그거 나 싫은데? 나랑 안 어울려등등참으로 재미있는 상황 아닌가?

 

 기찬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이 둘의 중간쯤인 것 같다. 내 강점과 내 미래, 내 방향.. 이런 것을 모두 표현해 낼 수 있는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랄까? 인생이라는 멋진 수채화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 팔레트 위에서 여러 개의 물감을 섞어보는 것 같았다. !! 마치 커다란 벽화를 함께 그려나가듯이 그와 나의 완벽한 팀플레이였다. 아마 나 혼자서 했다면 검은색만 잔뜩 섞어서 우울해져 버렸을지 모르고 흰색만 잔뜩 섞어서 기분이 방방 뛰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의 말 속에서 하나 하나, 나다움을 찾아내며 벽화는 조금씩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내 모습을 보며 그 역시 자기다움의 확신이 서지 않았을까?

 

그는 마지막으로 내게 지금 세상에 없는 직업을 하게 될 것 같다는 라는 재미있는 예언을 남겨줬다.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동지가 되어서 기쁘다고 말해주었다. 아마 4시간이라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 나다움을 찾지 못했다면 그의 마지막 말에 다시 내 길에 불이 꺼진 듯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고 짜증이 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가슴이 벅차 올랐다. 심장은 쿵쾅거렸고 입가엔 베시시 웃음이 났다. 그래! 나답게 살아보자! 내방식대로 인생을 그려보자! 완성하지 못하면 어때? 훗날 미완성이란 이름으로 반짝반짝 빛날지 누가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