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토피아

조중동은 포털에서 이미 마이너였다!

재능세공사 2008. 7. 3. 01:54

꼭지 돈 조중동의 악다구니

 

아마 요즘처럼 조중동이 좌불안석이었던 적이 없었을 것이다. 기껏해야 토론방에 불과한 다음아고라가 그들만이 누리던 영원한 권력 '의제설정' 능력을 송두리째 뺏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게 다 촛불때문이다'라는 생각에 빠질법 하다. 그래서 촛불에 색깔론과 배후론이라는 찬물을 끼얹고 다시는 또 다른 불길을 일으킬 수 없을만큼 단 하나의 불씨까지 씨를 말리고 싶은 심정일게다. 그 어느때보다 열심이었고 사즉생의 각오로 달려들었지만 돌아오는건 '조중동 폐간', '광고중단 운동'의 메아리니 돌아버리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다.

 

그래서 결국 꼭지가 돈 조중동은 왜곡.편파의 화신이라는 정체성을 들키지 않기 위해 그나마 지켜왔던 최소한의 체면과 교묘한 포장술까지 벗어던지고 만 천하에 알몸을 드러내며 광란의 붓질을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그동안 이 정도로 수준이하임을 눈치채지 못했던 많은 분들이 조중동의 냄새나는 선동과 왜곡질의 정수를 새삼스레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몇 십년동안 그 더러운 치부를 숨겨온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조중동이 다른 언론사와 방송을 개무시하면서도 포털을 아니, 인터넷을 미워하고 견제한 이유가 바로 지금의 상황을 두려워했기 때문은 아닐까.  

 

 

네이버의 속보이는 중립선언과 조중동의 블러핑

 

촛불에 대한 폭력진압을 선동하고 광고중단 운동을 불법행위로 몰아가는데 성공했다고 잠시동안 희희낙낙했던 조중동이 사제단의 시국미사에 허둥대더니 냅다 '다음놈들한테는 우리기사 안줘'라는 말을 누가 한통속 아니랄까봐 합동으로 외쳐버린 것이다. 한편 작년 대선때부터 정치뉴스 관련 편집의 편향성으로 도마위에 올라 여러번의 해명으로 곤욕을 치른 네이버는 오픈 캐스트 서비스를 통해 뉴스편집권을 독자들에게 돌려주겠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조중동의 이번 선언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이들의 간교함이 배어있다. 자기네는 편향된 뉴스편집을 한 적이 없다고 반복적으로 외쳐대는 네이버는 열외시키고 다음 한 놈만 패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메시지는 이런게 아닐까 싶다. 기껏해야 토론방이나 운영하고 남들이 제공하는 뉴스컨텐츠를 제공하는 주제에 메이저언론을 물먹이는 광고중단 운동을 방조하고 조장한 다음을 징계하는 의미에서 왕따시키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양대 포털 모두를 적으로 돌리기 보다 이미 상대적으로 친조중동, 친이명박으로 분류된 네이버는 안전빵카드로 남겨놓은채 말이다.

 

다음에 대한 조중동의 뉴스공급 중단 소식은 당연하게도 여러 블로거들의 관심을 끌었다. 어느 쪽이 승리할까부터 누가 손해고 이익일까 하는 분석에서부터 결국은 무리하지 않는 수준으로 봉합될 것이라는 예측이나 조중동이 자살골을 넣었다는 통쾌한 시선까지 엿보인다. 그 중에서도 블로거 이스트라 님은 '네이버, 전통언론에 권력을 돌려주다'라는 글을 통해 조중동이 이번 선언과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서비스가 결과적으로 네티즌들의 기대와는 달리 언론환경 개선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다음에도 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내가 이 글을 쓰게된 이유가 바로 이스트라님의 이 포스팅때문이다. 이스트라님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과연 이번 사안을 그렇게만 해석하고 싶지 않은 직관적인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잽싸게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관련 페이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고 몇 가지 중요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번 뉴스공급 중단선언은 조중동의 완벽한 블러핑이라는 것이다. 이제부터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복잡한 논리보다는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해 보겠다.

 

 

조중동은 포털에서 이미 마이너였다!

 

이 글을 읽고 계셨다면 잠시만 시간을 내서 다음과 네이버의 뉴스홈과 정치, 경제, 사회 섹션을 한번씩 눌러보고 비교해 보기 바란다.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단박에 포털의 정치적 편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뉴스홈과 정치, 경제, 사회 섹션 메인에서 조중동발 기사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양대 포털 뉴스영역에서의 절대적 메이저는 연합뉴스임이 너무나 확연히 드러난다. 간헐적으로 한겨레나 경향신문의 기사도 찾아볼 수 있지만 연합뉴스 다음으로 자주 노출되고 있는 언론사는 인터넷 언론이나 경제신문사임 또한 알 수 있다.

 

조중동은 말 그대로 가뭄에 콩나는 수준으로 보일 뿐이고 노출되어도 메인이나 상단이 아니라 중하단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 압도적으로 클릭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포털메인과 오른쪽에 위치한 베스트뉴스는 어떨까. 이명박일당과 조중동이 기세등등하던 때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노출된 기사만을 기준으로 볼 때 역시 조중동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프라인에서는 조중동이 너무나 오랫동안 절대강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양대 포털에서는 이미 마이너로 전락한지 오래였던 것이다.

 

 

양대 포털 뉴스의 지배자는 연합뉴스

 

그런데 왜 포털에서 연합뉴스가 절대 메이저가 되었을까. 상업적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포털이 어느쪽이건 조금이라도 치우쳐 있다는 낙인만큼 무서운게 있을까. 그럼 가장 안전한 선택은? 당연히 지나칠만큼 무미건조한 사실보도에 치중하고 있는 연합뉴스발 기사가 제격인 것이다. 연합뉴스가 지향하는 경쟁력은 논조가 아니라 속도전이고 물량전이다. 그것도 어느 쪽에도 욕먹지 않는 기계적인 형평성까지 갖춘 논조 아닌 논조까지 갖추고 하는.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어쩌면 더욱 강화될 것이다. 포털이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오해로 상업적 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까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다음과 네이버는 대동소이하지만 아주 미묘한 차이 하나가 있다. 네이버 뉴스홈은 다음과 달리 기사의 제목만 보일뿐 출처가 노출되어 있지 않다. 한마디로 조중동의 제목장사질이 먹힐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물론 다음 역시 제목편집을 통해 낚시성 클릭을 유도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뉴스컨텐츠는 예외인거 같다.

 

 

조중동의 블러핑 결과는?

 

사실 처음 뉴스공급 중단 기사를 접했을때만 해도 조중동이 왜 이런 또라이짓을 할까하는 순진한 생각을 했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니 이들의 이번 결정은 그리 어려운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증거가 구두통보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발빠르게 날짜와 시간까지 박아서 공문을 보냈다는 소식이다. 어차피 포털에서 마이너 위치에 있는 자신들의 처지를 잘 알고 있기에 미련없이 이 카드를 던진 것이다. 다음이 지레 겁먹고 굴복하면 좋은 것이고 굴복하지 않아도 상징적인 의미에서 조중동이 왕따시킬 정도면 다음이 뭔가 확실히 잘못한게 있겠지 하는 메시지를 각인시키고 싶은 얄팍하지만 교활한 노림수가 들어 있는 것이다.

 

아마도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양대 포털의 한 축으로서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네이버의 반응 또한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네이버가 미치지 않고서야 다음에 뉴스공급 안하면 우리도 받지 않겠다 할리는 만무하겠고 자신들을 첫 빠따로 삼지 않은걸 다행으로 여기며 알아서 기어주면 대박이고 다음처럼 눈치없이 조중동 논조에 시비걸거나 대들 생각을 미연에 방지하고 지금처럼 겉으로는 중립, 속으로는 나 몰라라 하는 자세를 굳건히 지켜주기만 하면 얼씨구나 일 것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네이버에 대한 조중동의 블러핑은 충분한 효과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음은 어쨌든 고민할 것이다. 조중동이 어떤 놈들인지 잘 알고 있을테니. 오늘자 다음 공지사항에 오른 '아고라토론방에 대한 개선'글을 보면 최근 이명박일당과 조중동의 아고라때리기에 대한 다음의 고민이 느껴진다. IP 부분공개 확대, 모니터링 강화, 실시간 논쟁글 신설, 토론방 베스트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이번 공지에서의 핵심은 결국 기계적 중립요소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조중동 블러핑의 직접 단초가 된 부분부터 일단 수성에 나선 셈이다.

 

아고라를 찾는 사람들이 원하건 원치 않건간에 어쨌든 영향력 있는 글들에는 내용수준이나 여론의 흐름과 상관없이 다른 논조의 논쟁글 리스트가 따라붙으며 억지로 균형을 이루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런 글들을 얼마나 읽어줄지는 의문이지만 알바들이 활약하기에는 더할나위 없는 환경이 갖추어지는 셈이다. 물론 안되는 내용을 도배질 수준의 물량전으로 커버하고 있는 알바들도 개미똥만큼 타격을 입긴 하겠지만 어차피 쪽팔릴 각오하고 하는 짓이니 별로 개의치 않을 것이다.

 

다음이 네이버와 다른 뉴스편집을 해온 것이 아닌바에야 다음 입장에서도 조중동의 블러핑에 쫄아서 다이를 외치거나 홧김에 역 블러핑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의 스탠스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조중동의 공갈과는 달리 마이너한 영향밖에 주지 못할 것이고 절대 메이저 연합뉴스와 나머지 공급원들이 그 빈자리를 열심히 메울테니까 말이다. 나중에 조중동이 다시 끼어달라고 하면 거부하지도 않을테지만 메이저 체면에 그렇게 굴욕적인 행동을 당분간 쉽사리 하지는 못할 것이다. 결국 블러핑은 헛수고가 될꺼라는 얘기다.

 

 

조중동을 완벽한 마이너로 전락시키는 일만 남았다

 

조중동의 목숨줄은 오직 오프라인에서 그동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쌓아온 더러운 영향력뿐이다. 이미 마이너로 전락한 포털은 신경쓰지 말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스스로가 자백하고 있듯이 그들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절독이나 폐간운동이 아니라 자금줄이자 영향력의 증거인 광고수주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더욱 더 세련되고 끈질기게 광고주는 기업들을 설득하자. 기업들이 조중동의 '조'자만 들어도 학을 띨 정도로 조중동의 비열하고 더러운 날 몸뚱이를 깨닫게 해주자. 더이상은 '할말을 하는 신문'이라는 개도 웃을 어이없는 가면을 쓴채 더러운 혓바닥을 놀려대지 못하도록 말이다. 조중동 없는 아름다운 세상이 다가올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숙제에 열심인 이들 모두에게 영광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