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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열외?? 아고라는 몰매?? - 백분토론

재능세공사 2008. 6. 28. 10:45

이번엔 인터넷이 주인공이다

 

백분토론 제작진은 소고기 정국을 빨리 끝내지 못해서 안달복달하고 있는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이번 만큼은 시리즈토론 편성을 통해서라도 그 끝을 보고싶은 것 같다. 이러니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MBC를 미워할 수 밖에. 어쨌든 이번엔 인터넷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두달동안 이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의 배후란다. 이명박을 비롯한 수많은 배후가 등장했지만 뒤늦은 감은 있어도 진짜 배후를 찾은 것 같기도 하다.

 

촛불과 인터넷, 집단지성인가 여론왜곡인가? 촛불에 한정된듯한 표현을 쓰고 있지만 인터넷을 바라보는 양 극단의 주장이 고스란히 담긴 자극적인 이슈제기다. 이러한 제목설정의 근저에는 이런 질문이 깔려있는 것 같다. "인터넷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번 촛불정국을 통해서 매우 높아졌다. 그런데 과연 인터넷의 영향력은 촛불정국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가?"

 

일단 토론참여자를 먼저 살펴보자. 정치인 패널로는 조선일보 출신의 진성호 의원, 노회찬 대표가 나왔고 법조인 패널로는 정재국 변호사와 송호창 변호사 마지막으로 인터넷전문 패널로는 변희재 정책위원장과 곽동수 교수가 나왔는데 토론전에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단연 진의원과 변위원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두 인물은 공교롭게도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송변호사와 곽교수다. 이분들은 우리나라 토론 프로그램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자주 출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상대패널의 수준이 이전 토론에서 명멸했던 본좌나 열사급으로 떨어질 경우 아무 소용이 없겠지만 말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어제 토론을 음미해보도록 하자. (구체적인 토론내용은 아킬레스님이 포스팅한 내용을 참고했음을 밝힙니다. 기억의 한계를 보완하도록 도와주신 아킬레스님께 감사 드립니다)

 

 

전초전 : 관보게시에 대한 입장은?

 

진성호 의원의 입만 빌렸지 이명박, 한나라당, 조중동 삼총사가 강공모드의 역주행을 실컷하면서 뻔뻔스럽게 지껄이고 있는 아전인수격 강요 메시지 요약판이다.  "많은 진통 끝에 고시되었다. 됐다,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2중, 3중의 건강보호장치를 했다. 60% 국민이 촛불시위 그만했으면 하는 여론조사가 있었다. 이제 제자리에 앉아서 지켜봐 주십시오"

 

참 염치도 없다. 잘못했고 죄송하고, 우리가 틀릴 수도 있다는 식의 가식적인 발언을 형식적으로 던지고서는 이어지는 내용은 '입닥치고 자판에 손떼구 방구석에 처박혀서 믿음이 안가도 기냥 참고 기다리고 있으셈' 수준이다. 아직도 아니 영원히 이 자들의 이율배반적인 행태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1라운드 : 인터넷이 촛불집회의 배후??

 

변희재 위원장은 인터넷 여론은 포털의 여론이라고 단정했다. 이 전제는 전체 토론에서 변위원장의 모든 주장의 핵심이 된다. 포털이 가지는 인터넷여론에서의 영향력 비중만을 놓고 본다면 틀린 얘기는 아니다. 조중동이 오프라인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 비중과 일맥상통한 얘기니까. 그런데 현실적인 영향력이 높다고 해서 포털이나 조중동이 언론으로서 올바른 역할을 하고 있는지 여부는 중요한 문제일지언정 정비례하지도 않을뿐더러 별개의 문제이기도 하다.

 

변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포털 여론은 포털을 운영하고 있는 직원들의 내부여론이라고 주장한다. 송호창 변호사의 표현대로 네티즌을 개무시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친북좌파 불온세력들의 선동에 놀아나고 있다는 조중동과 이명박의 저렴한 인식수준과 궤를 같이 하지만 명색이 인터넷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얘기라는 점에서 더욱 한심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네이버는 열외?? 아고라는 몰매??

 

만약 변위원장이 이 주장을 하며 다음 아고라가 아니라 네이버를 집중 성토했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도 있다. 포털의 문제점을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게 네이버 아닌가. 다음도 이런 측면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게 틀림없지만 지난 대선과 이번 촛불정국에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네이버야말로 변위원장이 비판하고 싶은 문제있는 포털의 진수가 아닌가 말이다. 왜 아고라 말고 다른 포털의 토론방이 외면받는지 정말 모른다고 말할 참인가?

 

재벌문제의 몸통격인 삼성을 애써 외면하면서 그런 측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다른 재벌에게 몰매를 때리면서 나 잘하고 있지요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또한 진성호 의원의 궤변처럼 조중동 뿐만 아니라 어떤 언론사도 실수나 잘못이 있을 수 있는데 왜 조중동만 가지고 그래라고 투정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이거다. 오죽하면 송호창 교수가 조중동이 그간 보여준 편파.왜곡보도는 이미 충분히 검증된 명제라고 했을까. 잘못에도 경중이 있고 빈도가 있고 그 잘못을 바로잡을 자세가 되어 있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조중동은 아주 작심하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 편파.왜곡 보도를 밥먹듯 하고도 반성한 적이 없는 집단 아닌가 이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반이명박 포털이라고 주관적으로 규정한 다음아고라에 몰매주기 이전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민심을 외면하고 기계적인 중계논조의 연합뉴스와 이명박 구하기에 여념이 없는 조중동의 기사를 더 자주 메인에 노출하고 이런 기사들에 대한 네티즌 여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댓글을 골방에 격리한 네이버의 편향성을 그 똑똑한 머리와 냉철한 비판의식으로 먼저 성토했어야 포털 비판론자로서의 소임을 다하는게 아닌가 이 말이다.

 

 

인터넷은 선한 매체?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굉장한 역기능이 있다?

 

진성호 의원은 더이상 안되겠다 싶은지 인터넷의 역기능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선회를 한다. 진실을 가지고 논할 때는 집단지성이 될 수 있지만 잘못된 사실을 가지고 논하면 PD수첩처럼 졸라 깨진단다. 이날 진성호 의원은 수세에 몰릴때마다 토론할 가치도 없는 일반론적인 명제를 만병통치약처럼 늘어 놓으며 구체적인 논의를 회피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자기도 민망한지 몇가지 사례들을 거론했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한 것 뿐이다. 조선일보 출신인거 뻔히 아는데 마치 전혀 상관없는 객관적인 사람이 말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려 애쓰는걸 보니 안습일 뿐이다.

 

노회찬 대표의 이날 발언 중 가장 백미라 할 수 있는 발언이 이 대목에서 나왔다. 한번 들어보자. "토론하자는데는 공감한다. 신문이 일방적이다. 방송은 좀 더 쌍방향적이다. 인터넷은 제대로 쌍방향적이다. 여대생 사망에 대해서 인터넷에서는 그건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주장이 대세였다. 조선일보를 보면 97년 이후에 동물성 사료를 먹이지 않았다는 허위사실을 기사로 실었다. 인터넷에서는 일방적 주장이 공감받지 못한다. 정부가 인터넷 괴담이 촛불시위를 확산시켰다고 했다. 화장품으로 전염되었다는 게 괴담이라고 했는데 이는 정부, 동아, 조선일보에도 보도된 내용이었다. 그럼 동아일보가 괴담의 진원지입니까?

 

노대표의 말에 진의원은 자랑스럽게 말한다. 조중동 기사 중 틀린게 있으면 바로잡아야 하고 고칠 수 있고 법적인 제도적 장치가 있다고. 그리고 지금 아고라에 가보면 근거없이 조중동이 틀렸다고 호도하고 있단다. 근거는 다음날 조중동은 시리즈와 조중동 왜곡이라는 검색으로 한번만 찾아봐라 답 나올테니까. 조중동이 진짜 틀린 기사를 인정하고 바로잡은 적이 있었나. 조금만 지적하려고 해도 언론탄압이라고 입에 거품물거나 더 악의적인 보복성 기사를 쏟아낸 적은 많았어도 말이다. 조선일보 출신이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인터넷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 자정능력은?

 

다음아고라에 올라오는 최근 의견들을 보면 반지성적인 것이 많댄다. 근거없이 무조건 욕하고 비아냥대고 심한 주장이 난무해서 문제가 심각하단다. 반지성적이라는 나름 젊잖은 표현을 썼지만 결국 (인터넷)세상이 나를 죽이려고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이명박 발언의 복사판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고 지금 상황이 짜증난다 이거다.

 

노회찬 대표와 곽동수 교수가 이구동성으로 한마디 날려준다. "국민들이 화난거다. 허접스런 협상해놓고 배후 운운하고 왜곡보도해서 분노하게 해놓고 한번이라도 제대로 사과한 적 있냐? 평시상황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국민들도 일상생활로 빨리 돌아가고 싶어한다. 정치인들과 언론이 헛발질을 계속하니까 돌아갈 수 없는거 아닌가."

 

인터넷의 자정능력으로 논제가 옮겨지자 변위원장이 본격적으로 다음 아고라를 때리기 시작했다. 예로든게 황우석 사태다. 진보매체가 황우석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PD수첩을 비난했고 아고라에서는 그런 논조가 지배했단다. 아고라는 토론방이 아니라 정치웹진이란다. 아마도 아고라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의도의 논조를 가지고 통제되는 사이트와 같다고 말하고 싶었던거 같다. 

 

서프라이즈를 들먹거렸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주장하는 편향된 정치웹진에 걸맞는 매체는 월간조선이나 신동아 같은 류의 잡지들이다. 변위원장 본인도 이 잡지들의 수준과 편향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굳이 조갑제를 들먹거리지 않아도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 발언은 아고라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대다수 네티즌들을 이들과 동급으로 취급한 것과 다를바 없다. 그것도 포털 여론의 통제권을 쥔 내부직원들에 의해 조종되는줄도 모르는 무지랭이 기자들인 것처럼.

 

진성호 의원도 아고라 때리기에 가세했다. 그 예로 든게 지난 대선에서 아고라 논조만 보면 문국현이 일등이었는데 이것만 봐도 얼마나 인터넷 여론이 현실과 괴리가 있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멀티 아이디로 추천조작이 가능하고 그래서 국민들의 뜻을 반영하기에는 많은 오차가 있단다. 교묘하게 인터넷 여론이 조작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인터넷을 모른다는 소리를 듣는거다. 하긴 한나라당이 애용하고 있는 알바들을 운영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판단일테니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왜 그런 간극이 벌어졌는지 모르나. 인터넷 여론에서 절대 당선되어서는 안되는 인물로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했던 이명박의 당선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이 정녕 누구인지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그리고 그 말도 안되는 당선이 가져온 지금의 상황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가? 국민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집요하게 여론을 조작한 조중동의 행태를 외면한채 유력주자 중 꼴찌 득표자 문국현을 일등 대통령감으로 받들어 모신 인터넷 여론의 현실적 영향력 부재를 비웃고 싶은 것인가? 결국 자기들한테 불리한 상황이 올 때만 인터넷의 역기능이 심각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진성호.변희재 얼굴 붉히다

 

나름대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토론에 임하고 있던 진성호 의원과 변희재 정책위원장은 시민논객의 날선 질문에 당황해 하는게 역력했다. 진의원은 문제가 되었던 네이버 평정발언으로, 변위원장은 컬럼을 통해 진의원의 발언을 옹호(선동에 가까운)한 전력을 추궁받았는데 두 사람 모두 궁색한 처지가 될 수 밖에 없었음은 자명하다.

 

진의원은 무심결에 발언사실을 시인하는 자폭을 했고 당시 힘없는(?) 야당의 위치에 있었고 네이버가 댓글시스템을 바꿔 공격적인 발언이 줄어들었고 다음의 아고라는 그런 조치가 없어서 아직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했고 너무 긴 시간을 발언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진행자의 지적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변위원장의 변명은 더욱 해괴망측했다.  "마치 지금까지 포털사이트가 순수하게 잘 운영되다가 진성호라는 개인이 나와 포털을 장악하려고 하는 것처럼 표현돼 그런 글을 썼다" "노무현 정권이야말로 가장 포털과 유착해 포털을 악용했던 정권" 등 '포털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자신의 편협한 인식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2라운드 : 광고중단 운동 사이버테러인가? 정당한 소비자주권 행사인가?

 

시민논객의 질문으로 시작된 광고중단 운동에 대한 토론에서 사이버테러라고 주장하는 측의 핵심논지는 이런 것이다.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를 낼지 말지 결정하는 기준은 광고효과가 얼마나 있느냐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이러한 기준은 당연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사들의 논조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간접이해관계자라고 할 수 있는 광고주들의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야만적인 사이버테러이고 범죄행위다."

 

이 대목에서 송호창 변호사는 "언론사의 논조(특히 전국민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핵심사안에 대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영향력만을 기준으로 아무런 비판의식없이 광고를 내는 기업들의 안이한 자세가 이번 광고중단 운동의 근본원인을 제공하고 있음을 우선 지적했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다양한 이유로 소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고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광고중단 항의전화 역시 이와 별반 다를게 없는 해당기업의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로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이다"고 반박한다.

 

 

광고중단 운동에 대해 기업을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

 

내가 발언권을 얻었다면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 광고중단 요구에 대해 기업들은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계속 광고를 싣는 기업들이 있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서 말이다. 소비자의 요구를 수용한 기업에게는 더이상 항의전화를 걸지 않음은 물론 겸허한 수용 결정을 칭찬하기도 한다.

 

거부한 기업들에게는 항의전화가 계속될 것이고 그 기업들이 애지중지하는 브랜드이미지는 타격을 입는다. 결국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해당기업 경영진의 몫이다. 이런 악영향을 감수할만큼 조중동의 광고효과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판단하고 밀고 나간다면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항의전화나 게시판 도배를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면 아예 관련채널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귀를 막아도 된다. 정말 터무니 없고 해당기업에 악감정을 가진 사이버테러라면 이렇게 못할 이유가 없는거 아닌가.

 

해당 기업들이 검찰이나 경찰에 직접 고소 고발하지도 않은 사안을 왜 정부가 나서서 거품을 물며 수사를 지시하는가. 이건 광고주 탄압이라고 거품을 무는 조중동의 신경질적인 발악에서 나온 생각이지 해당 기업들이 진짜로 원하는게 아닐 것이다. 왜냐 하면 이렇게 상황이 전개되면 당장은 광고중단 운동이 위축되겠지만 단 한사람이라도 이로 인해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면 이제까지의 이미지 훼손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타격을 장기적으로 감수해야 할 것이고 이 운동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까지 미운 털이 박힐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광고중단 운동에 대한 법리해석은?

 

송호창 변호사가 거론한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불매운동과 관련된 대법원 사례는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입은 공연기획사가 시민단체 등을 상대로 낸 손배소송으로 1,2심 판결에서는 원고패소 판결을, 대법원에서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린 것으로 모든 형태의 소비자 주권운동이 합법이라는 판례로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이미 동아일보는 이 판결을 증거인양 내세우며 위법이라고 단정하며 핏대를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이는 민사적 판결로 업무방해, 협박, 명예훼손, 모욕죄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는 별개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따라서 현재 광고중단 운동을 형사처벌 대상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는 조중동과 검.경의 주장이 법원에서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지켜봐야 한다. 읽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판례의 주요내용을 인용해 본다.

 

1ㆍ2심 재판부는 "불매운동 자체가 통상 시민단체가 취할 수 있는 전형적인 운동방법이고 폭행, 협박, 기망 기타 불법적인 행위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결정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최종적으로 4천600여만원을 연대배상하라는 선고가 2006년 7월27일 확정됐다.

대법원은 "일반 시민을 상대로 공연관람을 하지 말도록 하거나 협력업체에 공연협력을 하지 말도록 설득한 것은 공익을 관철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활동으로 허용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T사와 입장권판매대행 계약을 맺은 은행에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경제적 압박수단'을 고지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계약이 파기됐다면 입장권 판매대행계약과 관련한 T사의 채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판매대행계약이 파기되는 바람에 발생한 손해는 피고들의 불법행위 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적으로 형성된 반대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원고에게도 50%의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액을 절반으로 제한했다.

 

 

소비자 주권운동 좀 더 세련되게 하면 안되나?

 

변위원장의 운영자가 회원들에게 공문을 공개하는 것은 법위반이라는 발언을 영리목적의 사이트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는 팀킬모드를 연출했던 정재욱 변호사는 어느 정도 조중동에 대한 현재의 반감은 이해가 된다면서도 지금과 같이 광고주들을 압박하는 방법은 세련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조중동이 문제가 있으면 직접 까라는 말이다.

 

세련의 의미를 정변호사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조아세 등이 벌여온 절독을 넘어선 폐간운동보다 지금의 광고중단 운동이 자기들을 직접 공격할 경우 언론탄압이라고만 부르짖으면서 콧방귀도 안뀌던 조중동의 버르장머리를 실질적으로 고치게 만들 수 잇는 진짜 세련된 방법의 소비자 주권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정변호사가 생각하는 세련된 방법은 상식적인 언론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번쯤 고려할만한 대안이 아닐까.

 

진의원의 짜증나는 궤변을 마지막으로 곱씹어보며 마무리하자. "조중동에 대해 비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한겨레 등을 비판하는 분들도 많다. 조중동 독자수는 수백만이다. 이분들은 좋아서 봅니다. 광고주는 광고효과가 좋은 매체에 광고를 싣는다. 업무를 못할 정도로 전화를 하는 것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집단야만이다. 광고매출을 50% 정도를 떨어뜨릴 정도의 잘못이 있느냐? 수백만 독자들의 권리를 빼았을 만큼의 정당성이 있느냐?

 

이런 얘기다. '우리 독자수 많거든. 그래서 광고효과 좋아. 그런데 광고주들이 겁먹어서 우리 광고매출이 50% 줄었어. 아무리 우리가 왜곡 편파 보도를 한다고 해서 우리 자금줄을 이렇게 끊어도 되는거야. 되는거냐구!!' 기업들 광고 몇개 없어진다고 그 잘난 수백만 독자의 권리가 어떻게 침해되는데. 아 지금처럼 계속되면 조중동 폐간모드 돌입할꺼구 그 신문들 좋아서 보는 수백만 독자가 슬퍼한다 이런 얘기구나. 그건 이해해줄께. 그리고 지켜보도록 해. 그 수백만 독자가 얼마나 빨리 너희들을 잊는지. 아니, 너희들에게 속았다는 것을 얼마나 빨리 깨닫고 분노하게 될지 말이야. 잘가 조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