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토피아

[후기] 모순경영전문가 송창용의 도발적인 지식콘서트

재능세공사 2013. 6. 15. 17:15

초보 재능세공사 시절 난 그에게 재능해석을 해준 적이 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참 민망한 수준의 해석이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그에게 재능 A/S를 해주지 못했다. 그런 그가 신중함 테마의 소유자답게 오랜 고민과 사유끝에 어바웃미 데이 행사를 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자기다운 삶에서 아주 힘들었던 시절 지지와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그에게 어떤 형태로든 응원과 지지를 표하고 싶었는데 절호의 기회가 온 셈이다. 그렇게 모순경영전문가로서의 그의 세상 데뷔는 다가왔다.





1인기업가들의 창조적 놀이터이자 나만의 아지트 - 살롱9

요즘은 살롱9에 거의 살다시피 한다. 가끔 상담이나 미팅이 있긴 하지만 별 일 없으면 난 여기서 논다. 우연한 친구들과의 조우도 있고 여러가지 색깔의 마담들이 이것저것 살갑게 챙겨주기 때문이다. 특히 먹는거.. 별 일 없어도 시간이 잘 간다. 더 많은 이들에게 이곳이 그들만의 아지트가 되어갔으면 한다. 특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식콘서트 시작 5시간전부터 죽돌이답게 이곳에서 놀고 있었다. 한쪽 테이블에서는 변경연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커뮤니티 사람들이 진지하게 토론을 하고 있다.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표정들이 심각하다. 한 수 거들고 싶었지만 혼자놀이에 빠져 못했다. 마음으로 응원할뿐. 

송창용님이 네시쯤 도착했다. 올만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 행사에 대한 궁금증이나 내가 어떤 부분을 도와 드릴지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덧 예정된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과연 그는 자기답게 잘할 수 있을까? 마치 신인선수를 메이저리그에 데뷔시키는 코치의 마음처럼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대학교 교수이자 연구원 송창용이 아니라 가장 자기다운 송창용이 세상을 향해 첫 출사표를 던지는 날이니 본인은 또 얼마나 여러가지 상념에 빠져 있었을까. 그렇게 그가 연주하는 지식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신중함과 사고 재능이 초점 재능을 만났을 때

직업이 직업인지라 모든 것을 대함에 있어 나는 재능과 자기다움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바라본다. 하나둘 청중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관전포인트는 과연 그가 오랫동안 갈망해 왔던 모순경영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냐는 부분이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구본형 선생님의 삶을 비즈니스모델이라는 관점에서 그가 어떤 해석을 보여줄지도 궁금했다. 뉴멤버라고 칭할만한 외부에서 온 손님중에 한 분은 저멀리 창원에서 오셨단다. 송창용님의 책임테마가 강하게 작동함을 나는 느낀다. 총 22명의 청중 중에 다섯분 정도가 처음 보는 분들이었고 예정시간을 살짝 넘겨 지식콘서트의 막이 열렸다. 



신중하고 사려깊은 지식연주자답게 그는 아주 지긋한 호흡으로 이야기라는 집을 차곡차곡 쌓아가기 시작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뜻밖에도 경영학의 S자 곡선에 대한 설명이었다. 시간과 매출을 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라이프사이클이 수렴되는 표준곡선을 구본형 선생님의 삶에 대입하여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과 모순이라는 주제를 끌어내는 솜씨가 일품이다. 다소 쌩뚱맞아 하던 청중들의 몰입도가 서서히 고조되기 시작한다.

그에게 구본형은 '모순의 의미를 가르쳐준 분'이란다. 콘서트 내내 확인할 수 있는 송창용의 자기다운 정의 능력은 훌륭했다. 다시 그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그가 모순경영이라는 화두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것이 러시아 겐리히 알츠슐러가 개발한 TRIZ(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 링크된 블로그로 날아갔다 오시면 된다..^^ http://blog.naver.com/lmw2625/110107524183)라는 창조적 문제해결 기법이다. 이 기법에 대한 그의 설명에서 난 지식연주자로서의 그의 역량을 확인하곤 감탄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구조적으로 풀 수 없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이 기법에는 모순을 흔들고 뒤틀고 파해하는 무려 40가지 변주방법이 담겨있다.(물론 나중에 검색해 보고 알게된 사실이다..ㅋㅋ)  그는 이론적인 설명으로 청중들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 자신이 곱씹고 음미해서 깨닫게 된 핵심적인 기법 몇 가지를 가지고 청중 모두의 관심사인 구본형의 사례로 우리를 이끌어 갔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던 경영전문가로서의 구본형을 우리에게 드러내 보인 것이다.

직장인 구본형이 인생전환의 변곡점을 앞두고 현실과 이상의 간극과 모순을 창조적으로 해결하기 선택한 대안은 미래로 날아가 풍광을 미리 회고하고 본격적인 1인기업가의 길을 회사생활 마무리 2년전부터 매일 새벽 2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었다. 시간개념을 흔들어 버린 것이다. 그 선택으로 구본형은 또 다른 S자 곡선의 리부팅 없이 기존의 소득곡선 수준을 능가하는 지점으로부터 그의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같은 모순에 빠져 있는 직장인들을 위한 평범한 이들의 특별함을 만들어 가는 방법 시리즈 세권(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내가 직업이다, 구본형의 필살기)을 써낸다.

나 역시 선생님 저서 중 최고로 꼽는 책들이지만 이런 식의 해석을 듣고 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구본형 선생님은 자기다운 삶으로의 전환이 가지고 있는 모순을 창조적 변주와 관점의 전환으로 풀 수 있는 지혜를 우리에게 남긴 셈이다. 그가 선생님을 더욱 사랑하고 존경할 수 밖에 없었음 또한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비즈니스의 세계로 청중들을 다시 인도하여 심플한 도식을 통해 비즈니스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설명하고 한국경영학의 대가이자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섭렵한 한양대 윤석철 석좌교수가 정립한 기업의 생존부등식(비용<가격<가치) -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 기사 참조..^^(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116419)개념을 우리들의 머리속에 자연스럽게 이식시켰다.

그리고 비즈니스 진화사의 이야기 (채취-> 가공 -> 서비스 -> 체험 -> 변화)가 펼쳐진다. 솔직히 이 대목에서 공통적으로 청중들의 몰입도와 이해도가 높았다. 체험 비즈니스가 주는 단발성 감동과 힐링을 넘어 고객의 자기다운 성공을 가능케 하는 본질적인 변화 비즈니스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는 그의 진단은 나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의미심장했다.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잘 걸어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새로운 도전의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마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주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었을 것이다.

지식연주자의 다음 곡은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의 창조적 변주 이야기였다. 저차원적 욕구가 해소되어야 상위 차원의 욕구를 채울 수 있다는 심지어 고루해보이기 까지 한 재료를 가지고 그는 다시 경영전문가 구본형의 사례로 우리를 이끈다. 구본형은 최상위 욕구라 불리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도와주는 일에 자신을 걸었다. 피라미드를 거꾸로 뒤집은 것이다. 여기까지에서 그의 연주가 그쳤다면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잠시 후 나는 모순경영의 실체를 확인하게 되었다. 그가 그 피라미드를 옆으로 누여버린 것이다. 오 마이 갓. 모든 것이 설명됐다. 우리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없이 포트폴리오 접근이 가능하다는 창조적 관점이 열리는 순간이다. 오 놀라워라!! 나의 또 다른 정신적 스승 마이크 맥매너스님의 이야기가 그의 버전으로 변주된 것이다. 모순경영전문가인 동시에 지식연주자인 그는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내가 이 강연을 통해서 실감했던 기분좋은 놀라움과 감동을 주게 될 것을 확신했다.

드디어 이야기의 뼈대가 만들어졌고 본격적인 이야기의 기둥이 될만한 Business Canvas (비즈니스 모델링 툴을 개인의 커리어 개발에 적용하기 위해 쓰여진 'Business Model You' 도서 참고) 프레임을 활용한 구본형 비즈니스 모델로 넘어간다. 대표적인 1인기업가였던 구본형 개인의 비즈니스 캔버스를 그려봄으로써 그가 남기고 간 변경연 커뮤니티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 보자는 그의 제안인 셈이다. 하나하나 캔버스가 채워지고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변경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아지는 모양새다. 이 즈음에서 청중들의 관심은 확연히 갈린다. 그렇게 콘서트는 끝을 향해가고 연주자로서의 그의 역할도 서서히 잦아들어 간다. 



그는 최선을 다했고 주관적 애정에 기반한 객관적 평가를 하자면 충분히 모순경영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쓸 자격이 있음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조금 더 그가 지식연주자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퍼실리테이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원하다면 자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진행과 연주는 다른거니까 말이다. 그의 마음속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그는 연주경험 자체로 충분히 행복해 보였고 자신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의 고객이 될 이들은 위해 책임있게 모순경영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꾸준히 우직하게 쌓아갈 것이 틀림없다. 그의 진화의 역사를 지켜보고 기록하는 일은 내게도 의미있고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멋진 데뷔 축하합니다..^^


그리고 뒷 이야기..

강연이 끝난 후 살롱9에서 새롭게 선보인 샌드위치 런치세트가 근사하게 제공됐다. 음료와의 궁합을 제외하고는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메뉴다. 그리고 강연과 토론이 끝난 후에도 송창용의 실험은 계속된다. 평가항목을 아예 청중이 주관식으로 정하고 가격을 매겨야 한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지만 이것 또한 참신하고 좋았다. 나는 최선을 다해 항목을 설정하고 23,000이라는 가격을 매겼다. 물론 경제적 여력이 없는지라 지불은 만원만 했다. 지불 부족분은 이 리뷰로 갈음하리라 마음 먹으면서 말이다..^^



청중들이 모두 돌아간 후, 정산을 해보니 총 27만 3천원의 가치가 모아졌다. 평균 1인당 만원을 넘는 금액이다. 이상만큼이나 현실을 중시하는 모순경영전문가답게 그는 흐뭇해했다. 물론 그가 더 좋아할 자산은 청중들이 저마다 정성스럽게 작성해준 설문조사와 평가내용이었으리라. 집이 먼 곳에 있는지라 마음이 바빠진 그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했다. 나중에 댁에 모셔다 드렸어야 했는데 하고 잠깐 후회했지만 그의 자기다움을 감안해 보면 더 불편함을 주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스스로 알아서 위안했다. 잘 들어가셨지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생생한 사진은 2기 연구원 정재엽님 협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