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토피아

New 인맥론 - 종족의 시대가 온다 (3)

재능세공사 2012. 2. 15. 14:17

관계 채널의 종류와 진화

 

우리가 관계를 맺는 주요 채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연을 맺게 되는 다양한 종류의 '조직'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조직과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전통적인 채널로 '동호회'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의 등장과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관계 채널로 떠 오른 '커뮤니티' 있다. 이 세 가지 채널은 기본적인 상호연관성과 함께 시대흐름의 변화에 따라 그 비중과 중요성 측면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각 채널의 속성과 문화 등을 살펴보도록 하자.

 

 

공적인 관계 채널의 대표 : 조직

 

대표적인 조직으로는 국가, 기업, 단체(협회) 등이 있다. 기업도 성격에 따라 공기업, 사기업, 사회적 기업 등으로 나뉘며, NGO 로 통칭되는 비영리단체나 특정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해 탄생한 이익단체도 있다. 이런 조직의 특성상 '수직적 룰과 기능'이 중시되며 조직구성원의 개별적인 선호나 목표와 상관없이 '조직의 공동목표 달성'만이 최우선 과제가 된다.

 

이러한 조직 특유의 속성은 조직외부의 환경과 타 조직에 대해 '폐쇄적이고 경쟁적인 문화'를 만들어 내고 순수한 인간관계보다는 '사회관계와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걸 당연시하게 만든다. 이런 연유로 조직 안에서 순수한 인간관계를 맺기란 점차 어려워지고 경쟁적인 사회관계(학벌과 지연)가 득세하고 개별적인 이해관계(성과와 어필 중심의)를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시간이 흐를수록 강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적인 관계 채널의 대표 : 동호회

 

동호회는 '사적인 취미와 기호를 공유하는 집단'을 말한다. 취미와 기호가 같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을 동호회는 오랜 시간동안 증명해 왔다. 이런 관계 채널마저 없었다면 조직이라는 공적인 관계 채널에서 시달려 온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생존하기란 불가능 했을지도 모른다. 동호회의 속성상 이해관계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없으며 인간관계의 많은 것들은 이 채널로부터 형성된다.

 

동호회는 근본적으로 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운영 룰 외에는. 이 관계 채널에서 정말로 중시되는 것은 '경험에서 길어 올린 숙련도'다. 동호회 내부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는 이 숙련도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고 숙련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연스럽게 권위를 인정받는다. 이들은 친목을 도모하며 동호회를 통해 인생을 더 즐기고 싶어 한다. 이런 속성 때문에 동호회의 문화는 '개방적이며 독립적'이다. 가끔씩 동호회의 규모가 커지고 영향력이 커졌을 때 폐쇄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권위적으로 운영되는 동호회로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조직의 속성과 비교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조직과 동호회적 요소가 결합된 관계 채널 : 커뮤니티

 

커뮤니티의 탄생은 조직과 동호회 활동만으로는 뭔가 부족함을 느낀 이들의 필요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양 채널의 약점을 버리고 강점만을 취한 형태'라고나 할까. 커뮤니티는 '공유할 수 있는 신념과 가치에 대한 동의'에서 시작된다. 공동의 신념과 가치를 지향하는 이들이 함께 모여 발전시키고 더 많은 이들에게 확장하는 것이 커뮤니티의 소명이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평적 룰과 다양한 역할을 중시하는 문화'이며 누구에게나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자세'다. 커뮤니티가 중시하는 최고의 미덕은 더 많은 이들의 삶에 도움이 될 만한 '가치와 의미를 발굴하고 나누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커뮤니티가 많아지고 영향력이 커질수록 이해관계 중심의 관계론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던 불균형의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현저히 높아질 것이다.

 

별도의 관계 채널로 분류하지 않았지만 종교단체 역시 큰 틀에서는 조직과 동호회적 요소가 섞여 있는 커뮤니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종교단체는 신과의 관계맺음을 전제로 인간관계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순수한 의미의 커뮤니티와는 구분되며, 그러한 속성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어쨌든 우리는 조직과 동호회라는 전통적인 관계 채널을 통해서 더 많은 관계를 소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자기에게 맞는 커뮤니티 하나쯤 더하지 못한다면 조화롭고 능동적인 관계망을 만들기 어렵다는 사실 만큼은 기억해 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