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토피아

나꼼수 vs 유시민.노회찬 저공정밀타격 팟캐스트

재능세공사 2012. 1. 7. 17:22

통합진보당 인지도 끌어 올리기 히든카드

 

먼저 뉴스토마토 박수현(닉네임 노근) 기자가 전하는 유시민.노회찬 팟캐스트 방송 준비기사를 워밍업으로 읽어보자. 언제, 어떤 내용과 스타일로 무엇을 기대하며 준비되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조중동과 포털은 물론 자칭 진보언론조차 의도적인 외면과 무시를 확연하게 드러내고 있는 현 시점에서 통합진보당이 국민들에게 직접 다가가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내용있는 소통을 하기 위한 히든카드로 불릴만한 기획임은 자명하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가 1월 중순에 첫 방송을 시작한다.

 

통합진보당은 최근 이정희 공동대표의 ‘희소식’에 이어 유 대표의 팟캐스트까지 준비, 당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에 이어 유 대표의 팟캐스트가 뜨면서 통합진보당의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일 유시민 대표의 최측근에 따르면 "시안이 나오면 곧 시작할 것"이라며 "2주 안에는 팟캐스트에서 유 대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앞서 3일 포항북구 출마를 선언한 유성찬 통합진보당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에서 “중앙당 간의 통합에 따른 실무적인 문제로 준비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면서 “빨리 시작해야 한다. 더 늦어지면 나 혼자 녹음하고 편집해서라도 올릴 것”이라고 의욕을 보인 바 있다.

 

유 대표는 지난달 8일에도 “노회찬 대변인과 ‘나는 꼼수다’ 스타일이지만 그것과는 좀 다른 팟캐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나꼼수가 고공에서 큰 이슈들을 폭격하는 스타일이라면 우리는 저공비행을 해서 정확하게 타격하는 스타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나꼼수와의 차이점으로는 “우리는 새로 통합진보당을 만들어서 책임감 있게 정치를 해 나가야 하니까 고공에서 투하하는 폭격기 스타일은 하면 안 된다”며 “당의 로고가 그려진 포탄으로 사안들을 정확하게 타격해야 한다. 해야 할 위치에 가서 정확하게 타격하고, 우리가 타격했음을 알리는 그런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들었다.

 

한편 이정희 대표가 진행하는 ‘희소식’은 5일 현재 4화까지 방송됐으며, 등장하자마자 국내 팟캐스트 인기순위 2위에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기대할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나꼼수를 기점으로 나꼽살, 희뉴스가 기성언론이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현재의 흐름에 또 다른 형식과 내용으로 힘을 실을 것으로 관측된다. 어떤 내용이 될지 위 기사에서 살짝 힌트를 주고 있지만 구체적인 관심사를 만족시키기에는 미흡한게 사실이다. 따라서 필자 나름의 경험치와 미래지향 재능을 활용하여 어떤 내용이 나올지 미리 맛볼 수 있는 그림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나꼼수의 고공폭격 vs 유시민.노회찬식 저공정밀타격

 

나꼼수 떨거지 특집을 기억하는가. 나꼼수 방송역사상 가장 긴 녹음과 방송분량을 자랑하는 떨거지 특집은 다사다난한 시련끝에 정치변방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밀려나 있던 유시민, 노회찬, 심상정을 '떨거지'라는 다소 모멸적인 용어로 규정했지만 역설적으로 재활의 계기를 만들어 준 기특한(?) 방송이었다. 바로 이 떨거지 특집방송 내용에서 우리는 조만간 공개될 유시민.노회찬의 팟캐스트를 미리 엿볼 수 있는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아직 듣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꼭 챙겨볼 것을 주문하면서 떨거지 특집방송 내용 중 필자를 주목하게 만들었던 인상적인 대목으로 날아가 보자. 일반국민은 물론 나름대로 강력한 정보소스를 자랑하는 나꼼수 4인방도 처음 들어보았을게 분명한 '2006년 국민연금법 개정안 협상의 뒷이야기'가 그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이 사안을 직접 추진했던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였고 그 어떤 내용보다 구체적이며 관전자 입장에서 실제 정치권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유추하고 판단해 볼 수 있는 정보제공의 사례였다.

 

유시민 대표의 증언을 토대로 그 당시의 상황을 재연해 보자.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오랫동안 방치된 국민연금법의 구조적 모순과 한계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였다. 그러나 당시의 정치환경은 행정부가 소신을 가지고 직면해 있는 국정과제를 독자적으로 풀어갈 수 없었고 의회권력을 실질적으로 쥐고 있던 박근혜 대표와의 전략적 협상이 현실적으로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당사자였던 유시민 장관의 그 당시 속내로 빙의해 들어가 보자.

 

 

'최우선 과제는 국민연금법 개정을 반드시 성사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현실적으로 대의명분만으로는 풀 수 없다. 이 사안이 통과되기 위한 키는 박근혜 대표가 가지고 있다. 우선 박근혜 대표의 태도변화를 일으킬 만한 제안을 마련해야 한다. 내 선에서 추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대통령께 먼저 상의하고 위임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지원해주실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은 협상 필요성에 동의하고 영수회담을 포함하여 다른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것임을 천명하며 유장관에게 협상추진을 위임한다. 선거구제 개편을 위해서라면 대연정까지 제안했던 분이라는걸 상기해 보면 자연스러운 판단과 선택이다. 다시 유장관의 생각 속으로 돌아가 보자.

 

'대통령께서 큰 틀에서 동의해 주셨다. 자칫 과정에서 노출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믿을만한 메신저를 찾아야 한다. 국정원과 협의해 보니 정형근 의원(당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역임)이 적임자다. 그라면 이 사안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는 물론 박근혜 대표에게 우리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정형근 의원과 접촉하여 제안을 하고 두달간 양측간의 비밀협상 논의가 이루어진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두고 이명박과 경쟁하던 박근혜 대표 입장에서는 정치권의 전통적인 대표성 인정효과가 있던 영수회담의 상징성을 획득함과 동시에 국민연금법 개정문제 해결사로서의 이미지도 얻을 수 있는 호재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성사일보 직전까지 갔던 상황에서 기초노령연금법이 문제가 됐다.

 

"우리 측 요구를 다 들어주겠다고 해놓고 3천억 차이밖에 안나는 우리 안을 왜 안들어 주느냐(실제 정부와 한나라당 요구안의 차이는 7~8조 정도)"는 박대표의 결렬 이유 멘트가 나온 배경은 박근혜의 대선주자로서의 함량미달을 자연스럽게 증명한다. 한나라당측 협상인사로 나선 박재완 의원과 참모들이 어떻게 설명했는지 모르겠으나 명색이 의사결정자로서 간단한 산수수준의 사안을 독자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중요한 협상을 결렬시키고 마는게 박근혜의 인식수준이었던 것이다.

 

 

꽤 길게 이 사례를 소개한 이유는 유시민.노회찬 팟캐스트 방송에서 앞으로 이런 종류의 정보제공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당시 언론의 반응은 유대표의 발언이 박근혜 흠집내기였고 친박측 인사들의 반박과 유대표의 재반박 등을 흥미위주로 중계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나꼼수의 주장과는 또 다르게 이 사안은 직접 당사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는데서 주목하고 음미해야 할 대목이 많았던 주장이다. 필자였다면 당연히 정형근 전 이사장을 취재하고 그 당시의 상황을 파악하고 추적하여 재구성함으로써 사실 여부를 검증했을 것이다.

 

 

관전자 혹은 평론가 vs 직접 이해당사자

 

위력적인 정보소스(정봉주와 주진우 콤비)를 자랑하는 나꼼수지만 결국 관전자이자 평론가의 위치를 벗어날 수는 없다. 유시민 대표의 표현대로 고공폭격에는 능하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 저공에서 정밀하게 타격하는 힘은 약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유시민 대표와 노회찬 대변인은 정치권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현실 정치인들이고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로서 활동할 사람들이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는 양 방송이 다룰 주제와 디테일 그리고 스타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슈환기와 전파능력 그리고 파괴력은 여전히 나꼼수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노 팟캐스트 방송은 조금 더 구체적인 이슈로 초점을 맞추고 직접 이해당사자의 경험과 현장정보를 토대로 차별적인 정보제공, 디테일한 논평은 물론 실질적인 대응방안까지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특정사안을 단발성으로 논하는데 그치지 않고 후속 진행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까지 제공함으로써 연결성을 높일 것이다.

 

 

나꼼수와 유.노 팟캐스트 방송은 경쟁보다는 상호보완적인 촉매제로서 윈윈할 가능성이 높다. 양측이 서로가 제기한 이슈와 논평을 또 다른 입력물로 삼아 들을만한 정치담론과 이슈에 목말라 하고 있는 이들에게 더 맛깔나고 품질높은 메시지를 제공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이 두 방송을 축으로 이미 다른 색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나꼽살과 희뉴스가 어우러지면 우리는 기성언론의 패악질과 한심함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훌륭한 대안언론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미리 보는 유.노 팟캐스트 방송 시나리오

 

10.26 부정선거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나라당이 돈봉투 사건으로 다시 차떼기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비단 한나라당만의 문제인가? 실제로 정치권 관행이라 부를 수 있는 돈봉투 돌리기와 관련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이런 구태를 청산하기 위해 어떤 정책적, 제도적, 인식적 전환이 필요한지 이바구해 보자. (유시민 대표의 돈봉투 목격 및 경험 발언이 자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언론에 악용되는 작금의 현실은 유.노 팟캐스트의 등장으로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돈봉투 돌리기 관행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를 증언하는 목격과 경험담을 유시민 대표가 이야기하면 상대적으로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있는 진보정당 출신의 노회찬 대변인이 특유의 화법으로 씹어준다. 이런 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 정치인들의 심리적 기제에 대해 유대표가 분석해 주고 정당개혁과 정치자금법 개정의 필요성으로 연결해 나간다. 노회찬 대변인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해법과 대안을 제시해 준다. 가능할 경우, 돈봉투을 받아 보거나 돌려본 적이 있는 정치인을 게스트로 초대해서 음성변조를 통해 솔직한 고백을 유도해 들려준다.

 

 

자 이런 방송이 나갔다고 치자. 어떤 반응이 올까? 한나라당 나쁜 놈들이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인들은 다 나쁜 놈이야라는 일차적 반응도 있겠으나 한번 더 생각해 보면 걔들도 나름 똑똑한 사람들인데 왜 이런 관행에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순응하는걸까? 아 그런 구조적 문제가 있었구만. 유.노 말대로 정치자금법 개정은 물론 정당의 의식과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군. 내가 할 수 있는게 뭐지? 개정압력 여론을 만들고 정당개혁에 참여해야겠구나. 비중과  상관없이 이런 화두를 던져줄 수 있다면 알권리 충족, 정서적 속시원함에 깨어있는 시민들의 정치참여 견인이라는 의미있는 결실을 추가로 발굴할 수 있지 않을까.

 

유.노 팟캐스트 방송의 1차 하이라이트는 민주통합당 당지도부 경선이 일단락된 이후에 본격화 될 야권연대 협상국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꼼수가 가카와 한나라당에 대한 고공폭격에 계속 주력하고 있을 때, 유.노 팟캐스트 방송은 이에 대한 대안찾기의 일환으로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 야권연대 성사과정에 대한 현장감 넘치는 경과 중계와 주요 논점에 대한 귀에 쏙 들어오는 애정남식 정리 그리고 야권연대 파트너들의 전격적인 게스트 출연 성사 등을 통해서 관심을 모으게 될 것이다. 유.노 팟캐스트 첫 방송을 설레이며 기다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