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피아

수순의 묘로 바라본 월드컵 조추첨

재능세공사 2009. 12. 5. 15:38

조편성보다 더 중요한 수순의 묘

 

모두들 알고 있는 것처럼 드디어 2010 남아공 월드컵 조추첨이 끝났다. 어떤 팀과 같은 조에 편성될 것인가? 최강팀은 피하고 최약체를 만나고 싶은 바람은 비단 우리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송원섭님이 오늘 포스팅에서 지적한 것처럼 아무리 잘 만나봐야 역시 만만한 팀은 하나도 없는 것이 월드컵 본선에 참여한 국가들의 축구실력이다. 굳이 표현한다면 누가 누가 최악의 조에 편성되는 불운을 피할 것인가 정도가 아닐까.

 

나처럼 거의 모든 스포츠에 광적인 수준의 오지랖 넓은 관심을 보유하고 있는 데미트리오와 조추첨이 있기 하루전에 이런 얘기를 나누었다. 어차피 만만한 놈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월드컵 본선이라면 장기적인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아주 쎈놈들이랑 만났으면 좋겠다구. 그래서 평가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실전에서 이런 강호들과 후회없이 자웅을 겨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구 말이다. 물론 내심 16강 이상에 진출해서 더 많은 경기를 볼 수 있기를 바라기도 했지만..^^

 

 

어제 새벽 조추첨 결과가 확정되고 나서 불현듯 2006년 월드컵의 기억이 다가왔다. 승리에서 시작해 정말 아쉬운 패배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던 그 당시 조예선 경기의 흐름에 대한 기억이 조편성 결과보다 예선일정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었다. 같은 아르헨티나와의 일전이라고 해도 어떤 상황과 수순에서 만나느냐가 변수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수순의 묘로 이번 월드컵 조추첨 결과를 디벼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순의 묘로 바라본 B조 전망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보다 좋을순 없다 정도는 아니어도 함 해볼만 하다 수준의 조편성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톱시드의 아르헨티나와 언제 붙느냐인데 두번째 상대로 결정이 되었다. 관점에 따라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겹쳐질 수 있는데 우선 긍정적 예측을 해보자. 최강팀과 첫대결을 피했다는 점에서 항상 예선 첫 경기를 어렵게 풀었던 우리나라 대표팀의 행보를 봤을때 다행스러운 대진표다. 맨 마지막 상대였다면 더 좋았을뻔 했지만.

 

불안한 시선으로 평가하자면 2006년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 토고, 프랑스, 스위스 순으로 맞붙었던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전력상으로 유사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결과론이지만 바로 전대회에서의 기억이 영 개운치 않다는 점에서 불안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이전의 토고처럼 나이지리아나 그리스 둘 중 어느 한 팀이 일방적으로 전패를 당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에서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한다.

 

B조 첫 경기에서 맞붙게 될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양 팀의 압박감이 우리나 그리스보다 더 클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게다가 두 팀은 죽음의 조에서 동반탈락한 아픔까지 가지고 있는 팀이니 예선 첫 경기에 사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반전이 필요한 아르헨티나가 이 경기에서 만족할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두번째 상대인 우리팀 입장에서는 지난 대회 프랑스전 이상의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 그 이상이어야 한다. 이 경기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남은 일정이 또 한번 16강 진출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공격적인 대응이 절실한 대전인 셈이다. 이제는 원정 1승이 문제가 아니라 원정 16강 진출을 위한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대로서 그리스는 딱 제격이라는 생각이다.

 

 

수순의 묘로 바라본 A조 전망

 

남아공, 멕시코, 우루과이, 프랑스가 속한 A조는 거의 모든 경기가 예측불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멕시코 입장에서는 첫 경기를 주최국 남아공과 맞붙게 된 것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개막전에서 전통적인 강호들이 얼마나 많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어 왔던가. 카메룬 돌풍의 빌미를 제공했던 아르헨티나, 세네갈에 혼쭐이 나고 예선탈락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프랑스 등의 기억이 벌써부터 멕시코를 노려보고 있는듯하다.

 

남아공 입장에서 전력상 최강팀인 프랑스와 마지막으로 만나게 된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멕시코는 힘겨운 주최국과의 일전에 이어 두번째 상대로 최강 프랑스가 기다리고 있으니 속이 타들어갈 만 하다. 재수가 없다면 예선탈락이 결정된 상황에서 우루과이의 16강 진출에 고추가루를 뿌리는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 예측은 남아공과 프랑스의 16강 진출이 유력해 보인다.

 

 

수순의 묘로 바라본 C조 전망

 

잉글랜드와 미국입장에서는 콧노래를 부를만한 편성이다. 그러나 문제는 두 팀이 첫 경기를 갖게된다는 사실이다. 서로에게 가장 껄끄러울 수 밖에 없는 팀들이 예선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첫 경기에서 만나게 된 것은 상대적 불운이라고 말할 수 밖에. 톱시드 팀들이 가장 만나기 싫어했던 팀 미국. 세계 최강의 프리미어 리그의 명성때문에라도 이번만큼은 무언가 보여주어야 할 잉글랜드 입장에서 더욱 부담스런 일전이다.

 

미국은 이미 무적함대 스페인과 브라질을 최근 경기에서 혼쭐낸 경험이 있으니 잉글랜드가 별로 두려울게 없다. 강팀에게 강하고 약팀에게 약한 도깨비 군단 미국 입장에서 일단 좋은 먹이감이 첫 테이블에 깔리게 된 셈이니 말이다. 웬지 이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가 타격을 입는다면 남은 두경기는 지옥행군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이야 혹시 진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만만한 알제리와 슬로베니아라는 복권이 남아 있을테니.

 

16강 탈락 후보 알제리와 슬로베니아 입장에서는 대진표상 일말의 희망이 생긴 것 같다. 특히 극적으로 이집트를 잡고 올라온 알제리 입장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슬로베니아와 첫 경기를 갖는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슬로베니아를 잡고 남은 두 팀 중 하나를 그 기세로 잡아 먹는다면 또 하나의 돌풍의 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객관적 전력으로 봤을 때 대진운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와 미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 팀의 경기를 더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도 하다..^^

 

 

수순의 묘로 바라본 D조 전망

 

D조 16강 진출의 최대 변수는 가나가 될 것 같다. 톱시드의 독일은 호주를 첫 경기에서 만난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르비아와 가나와의 부담스런 일전을 앞두고 손쉽게 첫 승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호주 입장에서는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는 조편성이지만 하필 독일과 첫 경기를 치르게 된 대진운을 탓할 수 밖에. 만약 호주의 수장이 아직도 히딩크라면 그의 매직에 기대를 걸어볼 수도 있지만 핌 베어벡의 호주가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극히 적어보인다.

 

세르비아와 가나는 D조 최대의 라이벌로서 이 첫 경기가 독일과 함께 16강 티켓을 노려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다. 다만 가나가 두번째 상대로 호주를 먼저 만나게 된 점이 세르비아로서는 약간 심리적 부담을 더 가질 것 같다. 가나가 이기든 지든 호주라는 영양주사를 먼저 맞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얘기를 전개하다 보니 호주를 너무 얕본것 같긴 한데 그래도 어쩌랴. 객관적 전력상 그럴 확률이 높아 보이는데..^^

 

 

수순의 묘로 바라본 E조 전망

 

일단 E조는 일본을 중심으로 전망해 보자. 굳이 우리의 조편성과 비교해 보자면 일본이 더 재수가 없는게 사실이다. 톱시드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현재 전력을 비교해 봐도 네덜란드의 기세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 대회때마다 톱시드팀에게 쓴 맛을 제대로 봤던 일본의 과거를 떠올려 볼 때 98년 대회때 우리가 네덜란드에게 당했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가지 일본 입장에서 다행이라면 첫 경기를 카메룬과 겨룬다는 점이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바로 두번째 상대로 네덜란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힘겨운 일전을 치르고 16강 진출의 기로에서 마지막으로 일본을 상대하게될 덴마크의 기세로 볼 때 일본 입장에서는 끝까지 힘든 경기를 치뤄야 할 운명이다. 톱시드 네덜란드 입장에서는 첫 경기를 덴마크와 갖게된 점이 유일한 부담이다. 덴마크는 월드컵에 진출할때마다 전문가들에게 늘 다크호스로 지목을 받는 위험한 팀이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E조에서 미국과 비슷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쨌든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해 봤을 때,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다. 카메룬은 어느 정도 예전의 포스를 되찾았다고는 하지만 이 두 팀의 아성을 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일본이 이 두 팀에게 한번이라도 펀치를 날리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자력에 의한 카메룬의 예선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마디로 일본을 우선 잡아 먹고 일본의 선전을 기원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수순의 묘로 바라본 F조 전망

 

이탈리아가 쾌재를 부를만한 조편성이다. 솔직히 파라과이 외에는 이탈리아를 조금이라도 위협할 팀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호주의 아시아쪽 편입으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얻게 된 뉴질랜드는 말 그대로 참가에 의의를 둘 가능성이 높고 예선에서 조편성의 행운을 누리며 슬로베니아에 2패를 당하고도 조 1위로 본선에 직행한 슬로바키아 역시 월드컵 본선참가국의 힘을 맛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하필 이탈리아가 유일하게 신경쓸 만한 상대인 파라과이가 첫 상대라는 것이 약간 찜찜하다. 남미 예선에서 이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혼쭐낸 경험이 있는 파라과이 입장에서 이탈리아에게 최소 비기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남미팀이 월드컵 본선에서만큼은 유럽팀에게 약세를 보여왔다는 점이 이탈리아로서는 위안이 되지 않을까.

 

어쨌든 뉴질랜드의 전패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탈리아나 파라과이 모두 슬로바키아전에 16강 진출을 위한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큰 이변이 없는한 이탈리아와 파라과이의 16강 진출이 무난해 보인다. 이탈리아나 파라과이 모두 16강 이상에서 우리팀과의 매치가 성사된다면 재미있는 일전이 되지 않을까.

 

 

수순의 묘로 바라본 G조 전망

 

이번 조추첨의 최대 피해자는 당근 북한이다. 브라질은 그렇다고 쳐도 포르투갈과 코트디부아르라니. 내용상으로만 보면 톱시드 3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된 셈이다. 게다가 첫 경기가 월드컵의 영원한 레전드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특히나 예선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기력을 선보여왔다.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의 팀에겐 예선에서만큼은 악몽과도 같은 존재다. 물론 북한의 입장에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브라질과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일전을 치를 수 있다는 자체가 또 다른 의미에서 행운이다.

 

G조의 16강 진출을 가리는 최고의 일전은 코트디부아르와 포르투갈의 경기다. 두 팀 모두 북한이라는 복권을 예비해 둔 상태에서 서로가 한번 해볼만한 상대와 진검승부를 겨루게 됐다. 다만 포르투갈이 최강 브라질을 최종전에서 만난다는 점이 심리적으로는 다소 유리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두번째 경기까지의 성적이 어떠냐에 따라 셈법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말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 호나우두가 어떤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변수인데 앞으로 남은 기간을 감안해 볼 때는 긍정적이지만 세계적 클럽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소속클럽 레알의 집념때문에라도 호나우두가 마냥 월드컵을 위한 컨디션 조절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역시 브라질과 포르투갈의 16강 진출을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지목됐지만 2% 부족함을 드러내며 16강 진출에 실패했었고 내년 대회에서도 그 한계를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빅클럽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자국 선수들과의 호흡이라는 측면에서 과연 그만큼의 응축된 조직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 그리고 그걸 가능케 하는 지도력이 있는 감독을 보유했는지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수순의 묘로 바라본 H조 전망

 

무적함대 스페인은 우승후보 영순위다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편성도 그리 나쁘지 않다. 중요한건 스페인 역시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예선에서만큼은 언제든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팀이라는 사실이다. 이 것이 스페인과 같은 조에 속한 다른 팀들의 불운을 대변한다. 그들에게는 조별예선 통과보다는 토너먼트 징크스를 탈출하는게 중요할 뿐이다.

 

스페인의 첫 상대는 역시 강팀들의 기피대상으로 꼽혔던 재미없는 축구의 대명사, 그러나 어떤 팀에게도 쉽게 승리를 허용하지 않는 끈끈함의 대명사 스위스다. 우리에게는 지난 대회에서 16강 탈락이라는 아픔을 안겨준 복수해야 할 팀이지만 스페인의 입장에서는 두려움을 느낄 상대는 아니다. 다만 상쾌한 스타트를 끊는데 방해가 될만한 팀일 뿐인 것이다. 웬지 스페인이 스위스를 아작내 주었으면 하는 마음과 요리저리 무승부를 연출해내면서 가까스로 16강에 진출해서 우리와 리벤지 매치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겹쳐진다.

 

칠레는 온두라스와 첫 경기를 가지게 된 것이 16강 진출을 꿈꿔볼 수 있는 호재인거 같다. 온두라스는 뉴질랜드나 북한 정도는 아닐지라도 역시 전패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약체중 한 팀이다. 칠레와의 첫 경기에서 웬만큼의 호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다른 팀의 16강 진출 제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팀이라 하겠다. 게다가 칠레른 최강 스페인을 마지막 상대로 맞이하게 된다. 이미 두경기에서 16강 진출을 결정지었을 확률이 높은 스페인과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싸울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칠레가 기억해야 할 한가지 사실. 스페인은 필받으면 연승모드를 구가한다는 점과 상황과 상관없이 모든 팀들을 잔인하게 유린하기로 유명하다는 것 말이다. 객관적 전력상으로는 스페인과 칠레를,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칠레 대신 스위스가 아둥바둥 올라오기를 바란다. 둘 모두 우리와 악연을 풀어야 할 상대들이니까..^^

 

 

행운과 수순을 넘어서 또 한번의 도약을

 

길게도 주절거렸지만 역시 축구공은 둥글다. 그 어떤 스포츠보다 예측불허의 결과를 자주 내놓는 축구의 속성상 월드컵이 있기전까지 그 어떤 전문가나 팬들의 전망 역시 그들만의 예측과 기대에 불과하다. 다만 꾸준히 월드컵 본선 진출경험을 쌓아 왔고 기억에 남을 쾌거를 거두었던 대한민국 축구가 또 한번의 도약을 꿈꿀만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국가대표팀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희망적인 결과를 예상한다.

 

축구의 변방이었던 아시아의 대표적인 팀이 아프리카라는 신천진에서 여전히 강고한 실력으로 무장한 강팀들과 일전을 겨룬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역설한 것처럼 우리는 더이상 1승에 목마르거나 조편성의 행운에 매달리고 16강 진출을 위한 가상 시나리오에 일희일비하는 약팀이 아니다. 그 어떤 팀도 최소한 껄끄럽게 느낄 수 있는 상대, 전문가들조차 아시가 국가들중에서는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평균 이상의 전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 된 것이다.

 

우리도 이제 월드컵을 제대로 즐겼으면 좋겠다. 우리팀 뿐만 아니라 강팀들의 축구잔치를 마음껏 즐기고 이왕이면 그 축제를 더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죽음의 조에서 북한이 이변을 일으키고 대한민국이 당당히 적지에서도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하는 환희를 다시 맛보기를 기대한다. 그 장면에 우리가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국대 선수들 모두가 담겨졌으면 좋겠다.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