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피아

스포츠 매니아로 살아가는 법

재능세공사 2008. 9. 22. 13:19

스포츠 매니아들의 천국이 도래하다

 

남자들은 스포츠를 좋아한다. 직접 즐기는 스포츠는 어떨지 몰라도 관전하는 즐거움에 빠지지 않는 남자는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아내들은 '소파에 누워 스포츠 경기를 관전하는 남편'을 가장 싫어하는 남편의 모습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요즘같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영웅들이 활약하는 시대에는 스포츠 매니아들의 삶이란 행복 그 자체다. 아내의 째림의 강도가 아무리 심할지라도 말이다.

 

 

 

스포츠 매니아들은 바쁘다. 평일 새벽에 벌어지는 챔피언스 리그 경기 관전을 시작으로 크레이지 모드를 연출하며 데뷔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추신수의 MLB 경기를 보면서 오전시간을 보낸다. 간간히 전해지는 박찬호의 소식도 챙겨봐야 하고 백차승 선발경기도 놓칠 수 없다. 잠시 눈의 피로를 풀고 나면 국민타자 이승엽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이승엽 타석을 제외한 시간에는 롯데의 부활로 더욱 흥미로워진 국내 프로야구 경기를 채널을 돌려가며 멀티로 감상하는 매니아다운 노련함을 보여준다.

 

 

주말이 되면 그동안 굶주렸던 EPL 경기로 포식을 한다. 어제같은 경우는 김두현, 박지성, 박주영 경기가 나란히 배치되서 철인3종 경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체력전을 펼쳐야 한다. 거기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메이저 대회라도 겹치게 되면 스포츠 폐인이 되는건 시간문제다. 생중계가 없는 공백시간에는 스포츠채널의 안내에 따라 농구, 배구, 당구, 테니스 심지어 족구까지 관전영역을 넓히고 각종 포털과 블로그를 전전하며 스포츠 관련 소식을 이잡듯이 챙기며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스포츠 전문채널 - 매니아들의 친구

 

케이블 TV의 스포츠 전문채널은 스포츠 매니아들에게는 알토란같은 존재들이다. 아무리 스포츠로 밥먹고 사는 채널이라지만 갑작스런 박주영의 프랑스 진출과 환상적인 데뷔전이 화제가 되자 마자 AS모나코 경기중계권을 곧바로 따내는 기민함에는 혀를 내두른다. 그것도 박주영 경기 중계권에 대한 투자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말이다. 덕분에 매니아들은 안방에서 박주영 경기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물론 밤을 새거나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하는 작은 수고를 해야 하지만.

 

 

 

사실 이 발빠른 투자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박찬호와 박지성 경기 독점중계권으로 얻은 투자효과는 해당채널 전체를 먹고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국내축구의 희망으로 불리웠던 박주영에 대한 발빠른 투자는 그런 의미에서 이해할만 하다. 물론 국내 프로야구 대신 이승엽 경기를 우선하다가 욕을 먹는 일도 있었지만 이승엽의 요즘 활약을 보노라면 목을 매지 않는게 이상하지 않은가.

 

야구, 축구, 농구 등의 인기종목이 대다수 방송시간을 차지하긴 하지만 스포츠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 종목도 많다. 개인적으로 SBS스포츠채널의 당구중계를 즐겨본다. KBS N Sports에서 보여주는 테니스 경기와 배구 경기도 볼만하다. 편안하게 즐기는 일반 족구경기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고난도의 몸놀림을 보여주는 족구 경기는 또 어떤가. 이런 면에서 스포츠 전문채널은 매니아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천국이다.

 

 

 

 

스포츠 매니아로 살아가는 법

 

이승엽의 3연타석 홈런, 추신수의 한게임 2홈런, 박주영의 데뷔골, 박지성의 시즌 1호골 등이 나오는 날이면 매니아들은 에너지가 넘쳐 난다. 그러다가도 이승엽이 2군으로 떨어지고, 박찬호가 뭇매를 맞고 박지성이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라도 하면 하루가 우울하다. 초기의 조울증세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나면 경기결과와 상관없이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대로 환호하고 격려하는 성숙한 경지의 매니아로 거듭나기도 한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로 쓰일 수 없다면 다른 종류의 중독과 다를게 없다. 나 역시 매번 중독과 열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무기력한 일상속에서 스포츠 영웅들이 보여주는 도전과 성취를 지켜 보면서 다시 힘을 내보곤 한다. 종목은 다르지만 시련과 난관을 이겨내고 바로 그들처럼 나만의 레전드를 내 삶에서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도 바쁘게 보낼 스포츠 매니아들 모두가 세상에서 유일한 자기만의 인생이라는 종목에서 멋진 스타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