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토피아

직원의 90%가 자기 회사를 욕할 때?

재능세공사 2008. 9. 2. 16:01

평소처럼 자주 가는 정치컬럼 사이트에서 또 다른 형태의 '창조적 부적응자'들의 글을 열심히 눈팅하고 있다가 오랜 지기인 데미트리오와 예정에도 없던 채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흔치 않게 인정하는, 아니 거의 유일무이하게 천재적 재능을 타고났다고 인정하는 이 친구는 오늘도 저를 놀래켰습니다. 메타포의 위력을 유감없이 느끼게 해준 이 친구의 실제 경험담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룹차원의 결정으로 노골적이고 원칙없는 구조조정이 한창인 회사에 다니고 있던 후배사원이 이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답니다. 입사동기중에 이미 퇴사를 한 친구들을 만났는데 아주 심하게 자기 회사를 욕하더랍니다. 많이 속상했는데 내부에 남아 있는 주변직원들 역시 90% 이상이 그에 동조하고 있어서 더 괴롭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거죠.

 

나름 조직의 생리에 대해서는 유수한 경험을 쌓은 백전노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산전수전 정도는 체험했던 이 친구는 그 후배사원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었답니다.

   

넌 그냥 축구선수다.
팀이 드럽다고 플레이를 포기하면 넌 앞으로의 기회도 없다.

 

넌 축구만 잘하면 되고
안그런것 같지만 다들 보고 있기 때문에

 

네가 축구를 잘한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네 앞날은 창창하다.

 

다른팀 감독들이 너를 가만 놔두지 않을거다.

그러니 니 플레이에 집중해라.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정말 명쾌한 조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구본형 선생님께서 여러번의 글과 강연으로 강조하셨던 핵심이 이렇게 쉽게 표현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또 한번 감탄했죠. (참고로 이 친구는 구선생님을 전혀 모릅니다..^^)

 

저 역시 조직생활을 할 때 겪어봤던 상황인데 친구의 말처럼 슬기롭게 행동하지 못했고 환경을 탓하고 오너를 탓하고 때를 만나지 못함을 탓했었지요. 그 댓가는 그 이후 몇 년간을 조직생활을 더 했지만 변한게 없는 제 자신의 모습을 넋놓고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돌아오더군요.

 

 

 

 

우리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요인은 아무리 원망해도 우리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것, 그럴바에는 가장 확실한 투자처인 '자신'에게 하루에 단 한시간이라도 투자를 하는게 현명하다는 진실을 이제서야 다시 실감합니다. 혹시나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 이런 느낌을 가진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데미트리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한번쯤 가슴에 담아 보심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