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토피아

나의 직업 야그 좀 들어보실랍니까?

재능세공사 2007. 5. 15. 00:50

< 프롤로그 >

 

꿈벗들 모임에 참가했다가 내 직업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한 분이 이런 피드백을 주었다. '만나기전에 고객을 설레이게 만들고 싶지는 않나요?' 순간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느낌.. 지나친 기대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방어적인 생각도 있었고, 사기는 치지 말아야겠다는 더 방어적인 생각때문에 내가 어떤 방식으로 고객의 자기다움을 찾는걸 돕겠다는건지 구체적으로 알려준 적이 없다는걸 깨달은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고객을 충분히 설레이게 할만큼 컨텐츠가 완비된 상태는 아니며, IT용어로 표현하자면 베타테스트 중에 있다고 하는게 정확할듯 싶다. 그래도 베타버젼이긴 하지만 자기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얼마나 흥미롭고 유용한 것인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난 예비 고객들에게 사랑받을 자신이 있으니까..^^

 

 

< 이런 사람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요? >

 

일단 기본컨셉은 이렇다. 재능세공사인 나와 인연을 맺게된 당신은 제리 맥과이어와 같은 스포츠 에이전트처럼 당신의 일(자기다움을 찾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격려하고 의논할 수 있는 괜찮은 친구를 얻게 될 것이다. 나의 가장 큰 행복은 당신이 자기다움을 온전히 찾아 지속적인 열정을 뿜어내며 가슴 두근거리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될 것이다. 

 

재능세공사인 내가 당신보다 지식이 많아서도 아니고 능력이 많아서도 아니다. 당신보다는 조금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당신의 자기다움을 봐줄 수 있다는 것,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과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 당신이 자기답지 않은 일상으로 쉽게 회귀하지 않도록 때로는 자극을, 때로는 격려를 보내주는 것 등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작지만 힘이 되는 일이다.

 

 

< 재능세공사의 '자기다움 찾기' 조리법 >

 

'자기다움 찾기' 요리를 완성하기 위한 주요 재료를 먼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제까지 여러가지 이유로 별로 맛보지 못했던 싱싱하고 자연스럽게 미각이 도는 '하고 싶은 일' 세 근이 필요하고, 잘 정제되고 숙성된 '기질-성향' 4큰술, 다양한 방식으로 상등품임을 인정받아 온 '소질-재능' 4큰술이 준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냄새만 맡아보아도, 보기만 해도 열정의 미각을 즐겁게 자극할 수 있는 모양과 향을 가진 '이루고 싶은 일' 10가닥을 준비하면 되겠다.

 

당신과 내가 가장 먼저, 그리고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쏟아 붓는 것이 바로 '하고 싶은 일' 세근을 제대로 잘 찾는 것이다. 이 싱싱하고 맛있는 재료를 찾기 위해 우리는 당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가며 많은 질문과 대답을 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만한 실마리가 발견되면 명탐정처럼 집요한 추적을 통해 그 실체를 우리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정리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나와 대화를 나누던 고객 스스로가 정의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설명이다. '남들이 아직 모르는 것을, 더 빨리 찾아내고 배워서 다른 이들에게 알려주는 것'.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의 핵심적인 이미지를 찾아낸 것이다. 이제 분야와 대상을 명확히 하고 좁히는 것이 남았다. 그의 관심대상은 물건이나 사람보다는 'Knowledge'임이 그 다음에 밝혀졌고, 분야는 '미스테리'라는 단어에서 출발하여 '별', '우주', 'SF' 등에 이르렀다. 이를 토대로 그는 탐색을 진행중이다.

 

하나 더 예를 들어보자. 자신을 가슴뛰게 했던 과거의 일들을 질문했더니 맨처음 나온 얘기가 그의 독특한 '배낭여행'에 대한 것이었다. 그를 진짜로 가슴뛰게 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몇가지 추가적인 질문을 했고 곧 의미있는 키워드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를 매료시킨 것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시도해 보지 않은 여정 바로 '모험' 또는 '탐험'이었다.

 

나는 그가 좋아했던 '모험'을 꽤 오랫동안 중지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꽤나 흥미로울 것 같은 그만의 모험담이 그의 머리속에만 머물고 있음이 안타까웠다. 그에게 좀 섣부른 감이 있긴 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 "일상의 피곤함에 찌들어 있는 이들을 위해 모험을 설계해 주고, 그 모험을 함께 하고, 대신 들려주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평생해도 지루하지 않을까요?" 그는 흥미로워 했지만 그것이 생계를 이어줄 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는지 반신반의했다. 아직 우리들은 논의중이다.

 

이 단계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하고 싶은 일'을 찾는데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정도의 돈벌이가 가능한가'라는 매우 현실적인 질문이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또는 '내가 그걸 (잘)할 수 있는가? 내가 한 분야에서 쌓아온 모든 경험적 자산을 내던져야만 하는가'와 같은 질문 역시 정확한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나지 않게 만드는 단골 장애물이다.

 

나는 이러한 현실적인 질문을 무시하지 않는다. 다만 이 질문들은 자신의 차례를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뿐이다. 바둑도 그렇고 요리도 그렇고 수순은 매우 중요하니까.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이 완벽한 수준으로가 아니라 굵직한 윤곽을 잡을때까지 우선은 의식적으로 이런 질문들을 털어버려야 한다.

 

 

< 어떻게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 나갈 것인가? >

 

시작이 반이라고 '하고 싶은 일'의 굵직한 윤곽을 잡고 나면 '자기다움 찾기'는 탄력을 받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는 이 놈을 어떻게 요리하는게 좋을지 결정하고 실험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니까. 드디어 준비해 두었던 두번째와 세번째 재료를 써먹을 때가 온 것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자신의 '기질-성향'과  맞지 않는 방식을 이미 성공한 사람이 적용했다 해서 따라하면 안된다. 또는 그들이 적용한 그들만의 방식을 부러워 하거나 자신의 타고난 기질과 성향을 못 마땅해 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한 일일뿐더러 자기다움을 스스로 부정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매우 신중하고 안정을 중시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기꺼이 그 기질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돌다리를 밟듯이 전개하는 것이 좋다.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하는 시간비중을 서서히 늘려가고 기존의 일들 역시 그를 위한 멋진 현실적 지원군으로 여긴다면 힘이 솟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자신의 '기질-성향'을 있는 그대로 잘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당신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었을 때의 부대낌을 느낄 필요도 없고, 엄마 뱃속에 있던 태아시절의 편안함을 통해서 조금 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 가는데 가까워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테니까 말이다.

 

이쯤에서 '내가 그 일을 (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불러와야 한다. 조금은 방향을 바꾸긴 하겠지만 말이다. '내가 그 일을 (잘)할 수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질이나 재능은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가' 단언컨데 당신이 가지고 있을 여러개의 재능중에 분명 유용하고 적합한 것이 하나 이상 있을 것이다. 그게 단지 재능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아낌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사용해 보라. 그러면 당신은 항상 일관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강점으로 그 재능을 전환시킬 수 있다.

 

당신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없는것 같다구? 연구원 모임때 구본형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우리들이 그동안 접해 오고 인정해 온 '재능'은 너무 굵직한 체만을 썼기 때문에 사람들의 아주 얇고 세밀한 '재능'을 걸러낼 수 없었는지 모른다고. 그렇다. 이제 굵은 체에만 의존해서 당신의 재능을 알려하지 마라. 아주 섬세하고 세밀한 체를 동원하라. 좋은 도구들도 있고 당신을 사랑하는 지인들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이다.

 

 

< 에필로그 >

 

자기다움 삼박자를 찾고난 이후에도 우리에게는 냄새만 맡아보아도, 보기만 해도 열정의 미각을 즐겁게 자극할 수 있는 모양과 향을 가진 '이루고 싶은 일'이라는 '열정발전기'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설명은 5천만의 역사, 5천만의 꿈 에 올려져 있는 글들을 읽어보라는 말로 대체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모두들 자기다움을 찾는 여행의 끝자락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