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토피아

자기계발 패러독스 Part 1. 자기계발이란 무엇인가? (8)

재능세공사 2011. 12. 18. 16:23

오해와 진실 2. 자기계발 만능론


자기계발 무용론의 또 다른 극단에 서 있는 것이 자기계발 만능론이다. 자기계발의 중요성과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종교적 맹신과 일맥상통한 현상이다. 이 현상에 대한 책임에서 자기계발 분야 종사자들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절감한 이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 자기계발 분야의 특성상 자신만의 자기계발 컨텐츠와 프로그램의 효용과 가치를 어필하기 위해서 정상적인 마케팅과 과장된 포장과 과대광고의 경계선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상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책임으로 돌리고 싶겠지만 인간의 정신적 영역을 주제로 삼는 자기계발 분야의 책임 있는 종사자라면 애써 외면해선 안 될 문제다.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시키는 대로 만 하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고 모든 문제가 시원스레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는 그릇된 신념이 가져올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런 부작용이 앞서 살펴본 자기계발 무용론이 힘을 얻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자기계발 만능론은 자기계발의 본질을 무용론과는 다른 관점에서 무색하게 만든다. 만능론에 빠진 사람들은 자기계발을 현대판 비술이나 마법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또한 특정한 자기계발 컨텐츠나 프로그램이 모든 문제나 상황을 푸는 만능열쇠라도 되는 것처럼 믿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조금이라도 다른 관점과 접근방식에 배타성을 가지게 된다. 한마디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그들이 탈출하고 싶어 했던 세계를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부작용은 삶의 주도권을 여전히 나 아닌 외부에 넘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자기계발은 스스로 깨닫고 활용하며 자기답게 변주해야 하는 것인데 또 다른 종류의 매트릭스에게 휘둘리는 삶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그러고 있는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진정한 자기계발의 삶으로 들어와 있다고 잘못된 믿음에 안도하고 있다는 점이 더 무섭다. 뒤늦게 자신의 상태를 깨닫게 되었을 때의 충격은 아예 시작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클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만능론은 자기계발을 일상속에서 진득하게 풀어 나가는 실체가 있는 대상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우연과 환상이 난무하는 안개처럼 모호한 신기루로 몰아간다. 지금까지의 매트릭스 같은 삶에서보다 더 강력한 의지와 용기로 새로운 종류의 시련과 장애물을 이겨내고 하루하루 튼실하게 쌓아올려야 할 아름다운 미래의 풍광을 순식간에 점프해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이 존재하는 것처럼 믿게 만든다. 결국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그토록 믿어 의심치 않던 낙원이 아니라 남루한 현실에 대한 도피처에서 방향도 잃은 채 헤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다.


진실을 이야기하겠다. 누구에게나 딱 맞는 자기계발 절대비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만의 자기계발 여정에 중심이 될 만한 나에게 맞는 컨텐츠와 방법론이 존재할 뿐이다. 혹시라도 자기 말대로만 하면 누구나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얻을 수 있다고 말하거나 자신의 컨텐츠와 방법론만이 유일무이한 해법처럼 주장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제일 먼저 경계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훌륭한 자기계발 종사자일 가능성은 제로다.



오해와 진실 3. 익숙한 절망보다 낯선 희망이 더 두려울 때가 있다.


우연히 블로그 이웃(네이버 파워블로거 루트님)이 써 놓은 자작시의 제목이다. 처음 이 문구를 보는 순간 전율을 느꼈다. 자기다운 삶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에도 불구하고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 길로 뛰어들지 못하는지에 대해 이토록 적확한 표현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과 불타는 갑판에서 뛰어 내리는 흔치 않은 행위를 이미 감행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문구이기도 하다.


이건 오해나 진실이라기 보다 사실이자 현실에 가깝다. 그렇다. 우리 대다수에게 예정되어 있는 삶의 획일성과 남루함 그리고 절망감은 그 부정적인 그늘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동안 적응을 마친 익숙함이기도 하다. 익숙한 절망감속에서 낯선 희망에서 보다 더 큰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게 현재 우리 모두의 부인할 수 없는 자화상이다. 이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 보자. 이를 좋은 출발점으로 삼아보자 이 말이다. 


희망이 두려운 것은 그것이 낯설고 모호하며 실현 가능성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익숙한 절망감에서의 원치 않는 안주를 벗어나기 위해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희망에 익숙해 질만큼 희망을 구체적이고 생생하며 설레이는 것으로 만드는 일에 먼저 힘을 쏟는 것이다. 이 작아 보이는 시작이 많은 것을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익숙한 절망이 더 이상 안정감이 아니라 계속 여기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느껴질 만큼 두려워질 것이다. 그걸 동력삼아 더 이상 낯설기 보다는 설레이게 되는 희망을 이정표 삼아 우리의 길을 떠날 수 있다.


진실은 우리 인생의 목표가 단지 두려움에서 벗어난 안정감 있는 삶을 유지하는데 있는게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가장 위대하고 숭고한 해석과 인식을 얻기 위한 특별한 체험과 모험의 연속이라는데 있다는 것이다. 자기계발은 그런 특별한 사건을 우리 삶으로 끌어 들이고 각성시키며 인도하는 나침반으로 받아 들여져야 한다. 희망이 우리 삶에서 더 이상 이런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삶을 밝게 비추어 주고 인도할 등대인 희망을 두려워하는 일 만큼 불행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