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토피아

견위수명? '솔선수범'이 뭔지나 배워라

재능세공사 2008. 11. 28. 01:04

지독할 정도로 일관된 언행 불일치의 화신

 

진짜 웬만하면 MB정부와 한나라당 관련된 얘기를 안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는데 오늘은 한마디 해야겠다. 그토록 위기가 아니라고 수십차례 강변해온게 무색할만큼 세계가 인정하는 위기가 확인되고 나서야 우리의 대통령은 어쩔 수 없는(?) 위기를 재수없게 맞이한 사람답게 참 어울리지도 않는 공자님 말씀을 빌어 또 한번의 생뚱맞은 비장미를 드러내셨다 한다. 기사내용은 번거롭고 짜증나긴 하지만 한번쯤 주요 대목이나 읽어주고 다음 진도 나가보자. 

 

李대통령 "위기때 목숨던지는게 선비의 도리"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말과 행동이 이렇게나 일관되게 불일치하는 정부와 여당관련 기사를 읽는 것 자체가 얼마나 짜증나고 힘빠지는 일이던가. 그래도 누구네들처럼 비난이 아니라 비판을 제대로 하려면 이 정도 수고쯤이랴 무엇이 대수랴. 이쯤에서 본격적인 비판 스타트해보도록 하자.

 

어떤 블로거의 표현처럼 결정적이고 결연한 언급을 할때마다 '주어'가 빠져 있다. 이번에도 당연히 주어는 생략됐고 기사내용으로 유추하건대 목숨 던져야 할 공직자안에는 대통령이 빠져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자신이 선비하고는 거리가 멀다는것 정도는 알고 있는듯 해서 봐주고 싶은 생각도 잠시 있었다) 콕 집어서 장관들이 1차적으로 목숨던지는 심정으로 책임을 져야 하고 그 다음에 국회가 그 뒤를 따라야 한단다. 맨 끝에 얘기까지 들으면 모든건 국회(말이 국회지 여당을 제외한 야당과 몸빵의 대명사 국민들을 지칭하는 것이겠지)하기 나름이라는 협박성 압박까지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일관된 언행 불일치의 화신들..ㅜㅜ

 

제일 열받는게 뭐냐면 이 기사만 봐도 여러차례에 걸쳐 '인기에 연연 또는 편승'하지 않겠다고 침을 튀기며 설레발을 치고 있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이와 정면으로 위배되는 얘기를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대통령과 여당의 지도부라는 이들이 말하고 있어도 이 눈에 훤히 보이는 모순을 지적하는 얘기가 뉴스나 기사 모두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도 국민들에게 인기얻을 생각은 이미 버렸거나 애초부터 생각이 없었던게 분명하다. 이 정부와 여당이 연연하고 편승하고 싶은 것은 그들의 솔직한 고백처럼 '황송하게도 미국도 어쩔 수 없이 하는 대량해고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협조하는 의미에서 잘 참아주고 있는' 그리고 '모든 경제위기 해법의 만병통치약처럼 줄기차게 노래불러온 규제개혁과 감세법안 통과를 지연시키고 있는 정부와 여당의 무능함도 관대하게 지켜봐 주시는' 대기업 님들임에 틀림없다.

 

이 정도 되면 이들이 마지못해 성의없이 한자리 끼워 논 '민생법안'도 원래의 의미와는 아무 상관없을 가능성이 높을까 두려워질 밖에. 말미에는 대기업 님들이 견디다 못해 내년부터 어쩔 수 없이(?)하게 되는 대량해고의 당위성을 벌써부터 알아서 챙겨주는 모 최고위원이 있으실 정도니 말 다한거 아니겠는가. 이쯤해서 허태열 최고위원과 이대통령의 개그에 가까운 만담을 잠시 리얼하게 재현해 보도록 하자.

 

허최고 : 이것 보소. 대통령님아~ 인기연연치 말고 재정이나 조기 집행하소. 고것이 장땡이오.

 

대통령 : 내년도 예산안만 통과시켜주소. 내 특기가 불도저 집행인거 모르시오. 지를것을 약속하오.

 

 

'솔선수범'과 '언행일치' 개념이 뭔지나 배워라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 누구나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해야 한다. 연말 연시때마다 되지도 않는 사자성어 읖조리며 한 해를 결산한다는 둥 전망한다는 둥 이 짓거리도 정말 없어져야 할 병맛 관행이다. 책임이라는 말과 태생적으로나 후천적으로 모두 거리가 안드로메다만큼이나 먼 이 불가사의한 정부와 여당의 언행불일치가 가져온 우리경제에 대한 불신과 심리적 위축에 대하여 진짜 대통령 스스로 목숨을 던질 마음으로 책임지거나 해결할 의지를 가지고 있기나 한걸까.

 

아직도 CEO 시절에 부하탓 하고 경쟁사와 기업환경을 탓하던 버릇을 고치지 못한게 틀림없다. 회사가 위기에 처해 있을때마다 임직원들에게 목숨걸고 해결하라고 말했겠지. 실패하면 목숨줄을 잘랐을 것이고. 스스로 책임져본 적이 별로 없을꺼야. 어쩔 수 없이 전과기록은 많이 남았겠지만. 감옥에 가거나 그 일 때문에 대통령되는데 문제가 된 적은 없으니까. 그치?

 

뭐 좀 배울게 없긴 하다만 대통령 되고 나서라도 달라지는게 있어야지..ㅜㅜ

 

솔선수범과 언행일치가 무슨 뜻인지 모르고 있는게 틀림없어. 그렇치 않고서야 이리도 일관되게 이 두가지 의미와 역행하는 일만 골라서 할 수 없을테니까. 제발 모르면 아는체 하지 말고 입이나 다물고 있으면 얼마나 좋아. 꼭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문자 써 가면서 염장을 지르고 싶나. 당신이 말하는 공직자들이 그 말 듣고 얼씨구나 대통령님이 목숨 던지라네 하면서 온 몸을 불싸를것 같아. 아마도 더 몸을 사리게 될껄. 겉으로야 무슨 흉내를 못 내겠어. 속으로 비웃는게 문제지. '당신이 우리에게 그런 고매한 지상명령을 내릴 처지는 아닐텐데' 하면서 말이야.

 

제발 남 탓하고, 여당까지 불도저 닮아가라고 재촉하고, 있는 측근 없는 측근 끌어다가 먼지나올때 까지 털고 10원짜리 하나당 한대씩이라며 윽박지르는 똘마니들 동원하는 보기 흉한 짓꺼리 하면서 고매한 척 숭고한 척 결연한 척은 제발 하지마라. 도대체 언제까지 눈가리고 아웅하며 이 나라를 어느 정도의 나락까지 떨어뜨릴래. 부탁이다. 이왕 하는거 역겨운 포장없이 노골적으로 해라. 언행일치 방법 중에 행을 바꾸는걸 원한다만 그게 불가능하니 차라리 언을 바꾸라 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