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토피아

SBS 국토사랑 퀴즈대전에서 생긴 일

재능세공사 2008. 11. 21. 08:28

아름다운 길 연구가에게 생긴 일

 

일전에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었던 '명령'과 '최상주의자' 테마의 화신 여행자 에게 2주전 연락이 왔다. 그는 벌써 10년째 여행에 미쳐 있었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누구도 쉽게 찾아낼 수 없는 아름다운 길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이다. 올해 들어 자기다운 길에 대한 쉽지 않은 확신을 얻은 그는 새로운 인생에 자신이 가진 모든 열정을 쏟아붓기 시작했지만 현실이라는 괴물과의 싸움에서 많이 지쳐 있었다. 그를 위로하기 위해 나는 우리집으로 초대를 했고 밤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이 괴물과 슬기롭게 맞서는 것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다음날 아침 뜻밖의 반가운 소식 하나가 날아 들었다. 마치 어젯밤 우리가 나누었던 얘기를 우리의 다정한 친구 신이 들었는지 여행자를 위한 퀴즈 대회가 국토해양부 주최로 SBS에서 열린다는 소식이었다. 공식명칭은 'SBS 국토사랑 퀴즈대전'. 여행자와 나는 쾌재를 불렀다. 이 퀴즈대전이야말로 우승여부와 상관없이 여행자의 자기다움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 여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흥분상태에서 이틀밖에 남아있지 않은 접수기한을 감안해 서둘러 참가신청서를 보냈다. 서류심사를 통해 예선에 참가할 400명안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퀴즈대전의 사회자는 박수홍씨로 보도가 되었다. 여기서부터 삑사리가 시작된 셈이다..ㅜㅜ

 

예상대로 그는 가배얍게 서류심사를 통과했고 11월 12일(수) 오전 10시부터 퀴즈대전에 참여하게 되었다.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그를 응원하고 싶었지만 상담 스케줄이 꽉차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현장에서 시시각각 보내주는 여행자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밤 느즈막히 그로부터 아쉬운 최종결과가 전해졌고 금요일 오후 3시에 있을 SBS 방송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이때만해도 이 글은 아마도 그날 있었던 상황을 재미있게 현장중계하며 자축하는 가벼운 방향으로 쓰여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편집된 방송분을 확인하면서 난 대단히 실망했고 본 방송을 보고나서 여행자 당사자가 느꼈을 아쉬움과 참담한 서글픔을 생각하며 화가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던 것일까?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여행자의 생생한 현장증언을 바탕으로 전달해 보겠다.

 

 

SBS 국토사랑 퀴즈대전에서 생긴 일

 

일단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퀴즈대전의 기획의도와 진행방식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를 정리해서 알려 드리고자 한다. 그리고 이어서 편집된 방송분과 실제 현장에서 진행되었던 상황을 비교해 가면서 이번 퀴즈대전의 문제점을 리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지상중계하도록 하겠다. 가능한 감정적인 접근이 아니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최종적인 판단은 읽는 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말이다.

 

 

SBS 국토사랑 퀴즈대전에 대하여

 

국토에 관한 재미있는 퀴즈와 숨막히는 대결구도로 우리나라 국토에 대한 사랑을 고취시키는 퀴즈 버라이어티. 발로 뛰며 가슴으로 느끼는 박진감 넘치는 퀴즈경연을 통해 이 땅 대한민국을 철저히 파헤쳐 본다. (국토해양부와 SBS가 공식적으로 표명한 이 안내문구와 기획의도를 잘 기억해 두시라)

 

 

진행일정 및 방식 

 

11월 09일(일) : 참가신청 (자기소개서 및 참가의 변 등 서류심사를 통해 400명의 예선참가자 결정)

 

11월 12일(수) : 오전부터 예선라운드를 시작으로 본선 및 최종라운드를 하루동안 연속 진행

 

예선라운드   : 객관식 50문제를 통해 고득점자순으로 60명의 1라운드 진출자 결정

본선 1라운드 : 객관식 41문제를 통해 고득점자 순으로 5명의 2라운드 진출자 결정

본선 2라운드 : 각기 점수가 다른 주관식 16문제를 통해 1명의 최종라운드 진출자 결정

최종라운드   : 3개의 주관식 문제 중 2개 이상을 맞출 경우 퀴즈영웅으로 확정

 

 

예선라운드 (방송편집분에서는 통으로 제외되었다. 그 흔한 풍경 스케치 정도로도 소개되지 않았다)

 

9시 20분 정도에 현장에 모인 400명의 참가자들은 주관방송사 측에서 진행하는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객관식 50문제를 풀었고 고득점 60명이 방송출연의 기회를 잡고 살아 남았다. 아마도 이쯤에서 탈락한 분들은 아쉬움은 남았겠지만 특별한 인생의 추억을 갖게 되었을 것이고 살인적인 일정으로 본선참가자들이 겪은 체력적 한계를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참고로 이 글의 주인공 여행자는 40문제 정도를 맞추고 본선 1라운드에 진출한 것으로 추정됨)

 

에피소드 하나. 생각보다 예선참가자 중 퀴즈관련 카페회원들이 많은 비중(전체 참가자 중 20~30%)을 차지했다고 한다. 일반인들보다 이런 대회에 대한 정보를 수월하게 얻을 수 있었을 것이고 관심도가 높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중 누구도 최후의 5인에 들지 못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본선 1라운드 (나름대로 여러 참가자를 보여주려 애썼고 전체 41문제 중 17개 정도의 문제를 푸는 과정만이 방송에서 소개되었다.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은 여러 해프닝이 있었다)

 

방송분에서도 이 라운드는 꽤 비중있게 다루어졌지만 최후의 5인을 선발하는 과정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긴장이 충분히 표현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과정에서 최후의 5인 경쟁에 뛰어들었던 7~8명이 조명되지 않았고 중간선두에 나섰던 두분(최종우승자 김은혜님과 박준규님)에게만 포커스가 집중되었다.

 

치열한 예선라운드의 경쟁을 뚫고 당당하게 본선 라운드에 진출한 60명의 선수들..^^

 

해프닝 하나. 모든 종류의 시험이나 퀴즈 진행에서 나올 수 있는 오류가 있었다고 한다. 객관식 문제 중 정답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항목이 있어서 '명령' 테마의 화신 여행자가 이를 지적했고 방송사에서 이를 받아들여 방송분에서 편집됐다. 출제문제에 대한 감수가 철저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문제였던 셈이다. 여행자의 전언에 따르면 방송사 입장에서도 진행과정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겠지만 강행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후폭풍을 고려하면 현명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된 여행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간절곳과 호미곳 중 어디가 더 먼저 해가 뜨나?(1라운드 문제). 국토지리원 등 전문가 감수를 여러명에게서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호미곶이란다. 근데 아니다. 호미곶은 지도상 보이는게 그런것이지 실제로는 간절곳이 더 동해에 가깝다. 에스비에스의 명예를 위해 내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빼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함. 결국 방송에서는 빠짐. (필자 주 : 여행자의 발로 뛰는 무전여행의 내공이 아니고서는 지적하기 어려운 오류임을 알 수 있다)

 

해프닝 두울. 결정적으로 최후의 5인 선정과정에서 3위였던 여행자가 점수집계 기기오류로 누락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1라운드 진행 중간중간에 상위권 5명을 알려주는 표시가 계속 있지 않았다면 항의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억울하게 탈락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행히 다른 참가자들이 같이 항의해준 덕분에 확인 결과 1라운드 3위의 성적으로 당당히 결승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주관방송사의 진행미숙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잠깐 그 당시 상황에 대한 여행자의 생생한 증언을 들어보자.

 

3번 정도 상위점수자 5명의 전광판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나는 계속 들어왔다. 그런데 내가 마지막 노란불 들어오고 몇 문제를 더풀었을 때 한 문제 정도 틀린거 같은데 갑자기 5위권이 아니라니 그리고 4.5위를 뽑는 경선대상자도 안된다니. 엠씨와 피디에게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콧방귀도 안뀌고 무시하더라. 강력한 명령테마를 발휘 못했지요. 결국 옆사람의 독려에 힘입어 피디에게 점수 확인을 요청했고 집계오류로 판명, 4.5위전 벌어질 때 까지도 안 믿겨졌음. 2라운드 못갈까봐서..

 

에피소드 하나. 1라운드 과정에서 여러 참가자들에게 멘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편집과정에서 많은 참가자들의 멘트가 제외되었다. 물론 한정된 방송시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문제지만 여행자의 경우에도 무전여행 대가로서의 내공을 선보일 수 있는 관련멘트가 편집된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이들이 여행자만은 아니었으리라.

 

 

본선 2라운드 (퀴즈대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었지만 최후 5인에 대한 인사말 멘트 몽땅 누락, 출제문제의 적절하지 못한 난이도와 모호함, 실제 벌어졌던 상황을 심하게 왜곡하는 개발편집으로 최종우승자의 압도적인 독주로 싱겁게 소개되는데 그쳤다. 여기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다)

 

먼저 방송을 통해 보여진 상황을 스케치 해보자. 최후의 5인은 박준규님, 김은혜님, 황명숙님, 김성주님, 김재각님이다. 마치 방송사가 안배했다고 해도 믿어질만큼 성별, 연령, 직업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포진이다. 예선과 본선 1라운드의 치열한 관문한 뚫고온 이들답게 실력차이는 거의 없어 보였지만 막상 결승라운드가 시작되자 김은혜님의 독주가 시작된다. 방송만 본 분들이라면 최종우승자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이 현격한 실력차를 가진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잔뜩 긴장한 채 결승라운드에 돌입한 최후의 생존자 5인의 모습.. 일단 추카추카..^^

 

결과는 압도적인 점수차로 원래 준비된 16개 문제 중 하나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김은혜님이 우승을 싱겁게 결정지었고 중간까지 꼴찌였던 여행자님이 뒷심을 발휘해 의미없는 2위를 차지했다. 김재각님은 단 두 문제를 맞췄지만 디지탈카메라와 제주도항공권이 걸린 문제를 맞춰서 우승자 다음으로 실리를 챙기는데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분의 변이 참 재미있었다. 단지 걸려있는 경품이 갖고싶어서 자기도 모르게 맞췄단다..^^ (2위를 차지한 여행자님은 48,350원의 출연료와 한경희 스팀청소기 하나를 획득했고 당연(?)하게도 나에게 그 경품을 상납했다..ㅋㅋ)

 

해프닝 하나. 결승라운드 문제 중 가장 높은 점수가 걸려있던 '몽돌'이 정답이었던 문제 출제과정에서 방송에서는 다른 화면이 나갔지만 현장에서 틀어진 자료화면에 '몽돌이/몽순이'라고 대놓고 새겨져 있는 조각상이 노출되었다고 한다. 이 장면을 지켜보면서 설마 이것이 정답일리 없다고 여행자가 생각하고 있는 순간, 김은혜님의 답을 들으면서 모든 출연자들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주관방송사의 결정적 실수가 아닐 수 없다.

 

가운데 있는 분이 이 글의 주인공 아름다운 길 연구가 김성주님입니다..^^ 

 

개발편집사례 하나. 각 방송사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퀴즈 프로그램 몇 가지만 떠올려 봐도 이번 방송이 얼마나 개발편집이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한때 MBC가 재미있는 퀴즈 프로그램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KBS야말로 퀴즈 프로그램의 본좌라 불릴만 한다. 우리말달인, 1대 100, 퀴즈 대한민국 등의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 재미와 지식제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잡아내는 구성으로 퀴즈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결정적으로 결승라운드에 어렵게 진출한 최후의 5인의 소개멘트가 전혀 방송되지 않은 것은 당췌 이해할 수 없는 편집이다. 그들에 대한 예의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결승라운드에 오른 이들의 면면을 미리 확인함으로써 시청자가 느낄 수 있는 결승라운드 전개상황에 대한 또 다른 재미 역시 앗아가 버린 어이없는 헛발질이다. 우리말달인의 경우만 봐도 단지 참가자들의 성적여하에 주목하기 보다는 그들의 인간적인 소감을 본선라운드 참가자까지 스케치하는 방식을 통해 전달함으로써 출연자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주곤 하지 않는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최후의 5인에 대한 설명이 딸랑 이거 하나다..ㅜㅜ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화면상에 비춰진 최후의 5인은 자기 이름과 고유번호만 부착한 채 단지 최종라운드 진출을 위해 기계적으로 문제를 푸는 경쟁자들이었을 뿐이다. 방송편집분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출연사실을 지인들에게 알리고 결승라운드에서 자신의 특별한 모습과 멘트를 기대했던 출연자들의 입장에서 방송을 확인했을 때 느꼈을 씁쓸함을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방송사는 수많은 프로그램중에 하나를 끝낸 정도로 지나가면 그만이겠지만 출연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 방송편집분을 총괄했을 해당 PD는 이 점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이 대목에 대한 여행자의 심경을 들어보자.

 

2등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래도 방송을 기대한 것은 방송에서 내가 말한 부분과 인터뷰한 내용이 나올 것 이라는 기대감이었다. 2등의 아쉬움이 그것을 통해 달래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무전여행의 노하우를 MC가 물어서 대답한 것이 나오지 않았다. 2라운드에 올라간 5명의 인사말 멘트 역시 전혀 나오지 않았다. 2위로 떨어지고 나서 아쉬움에 대해서 인터뷰한 게 있었는데 그 역시 전혀 나오지 않았다. 나는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위한 쇼였는가? 단지 하루 동안의 경험이지만 방송의 생리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느끼게 된 쓰디쓴 시간이었다.

 

개발편집사례 두울. 방송내용을 보면 하나같이 문제내용을 다 들은후에 출연자들이 버저를 누르고 문제를 맞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행자님의 증언에 의하면 거의 대부분의 결승라운드 문제가 문제설명이 5초 정도 나간 상태에서 버저가 눌러졌고 그 순발력의 차이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렸다고 한다. 아마도 시청자들에게 정보전달이라는 측면을 중시한 편집의도였던 것 같은데 숨막히는 대결구도와 박진감 넘치는 퀴즈경연이라는 기획의도와는 정면으로 위배되는 편집이 아닐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보여주고 미처 설명하지 못했던 문제내용을 나중에 소개했다면 두마리 토끼 모두를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화면상에서도 가끔 보여졌지만 우리의 여행자는 너무 생각이 많아 0.몇초 차이로 버저가 늦어 놓쳤던 문제들때문에 안타까워 하는 장면을 여러번 연출하기도 했다. 물론 다른 출연자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뚝 떨어진 체력적 한계에도 안간힘을 쓰며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여행자 김성주님..^^;

 

에피소드 하나. 나름대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었던 예선과 본선 1라운드의 문제에 비해 결승라운드 문제로는 적절치 못했던 난이도 설정과 문제진행 방식 또한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우선 생각보다 결승라운드 문제의 난이도가 높지 않았고 점수 선택방식 역시 문제가 있었다.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최후의 5인 입장에서는 실력을 겨루기 보다 순발력이 더 중시될 정도의 수준이었음에 틀림없다. 이 부분은 여행자의 친절한 해석을 통해 확인해 보자.

 

결승라운드 다섯번째 문제 : 정답 흑산도 - 안타까운 문제이자 사실 누워 떡먹기 문제죠. 이리 쉬운 문제라니. 정약전/흑산도/자산어보는 한 세트죠. 어렵게 내려면 이정도는 내야죠. 다산 정약용이 정약전이 유배가 있는 흑산도를 바라본 곳과 정자이름은? 다산초당의 천일각

 

결승라운드 여섯번째 문제 : 정답 전통한옥(전주) - 설마 그 쉬운 한옥일리가 있나 함정이겠지 했는데.. 결국 이번 퀴즈대전 문제에는 함정은 없었다..ㅜㅜ

 

결승라운드 여덟번째 문제 : 정답 통일동산 - 오두산 전망대/통일전망대/통일동산 다 정답이 될 수 있어요. 뭘로 해야하는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부저 누르기를 주저했죠. 윽윽. 수준있게 내려면 이곳 전망대 옆에 있는 산성이 뭐냐? 오두산성 정도가 됐어야..

 

결승라운드 열번째 문제 : 정답 왜목마을- 서해안 일출/일몰 가능지는 무안 도리포도 있고 해남 땅끝마을도 가능합니다. 불명확한 문제는 실력자를 혼동시킵니다. 물론 유명한 곳은 왜목이고요. 제시어에서 해돋이라고 할 때 당연 왜목 정답을 예상했지요.

 

결승라운드 열네번째 문제 : 정답 백령도 - 안타까워 죽을 지경의 문제였죠. 늦게 눌렀어요. 부저에 손을 놓고/ 더 어렵게 나올 것으로 생각. 두무진 천연비행장/심청이 고향 곡성 등으로..ㅜㅜ

 

결승라운드 마지막 문제 : 정답 신안군 증도 - 이 걸로 2위 등극. 이건 어려운 문제죠. 이 문제도 문제 약 5초 후에 부저 누른 문제죠.근데 방송에서는 꽤 뒤에 누른걸로 나오죠. 이 정도 문제가 많이 나와야 국토에 대한 실력이 제대로 나오는 것이지 다 알려진 관광지 나오는 것으로 어찌 실력을 제대로 평가 할 수 있을까요?

 

결승라운드 문제는 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달랐다. 최소 30점에서 100점까지. 통상의 퀴즈 프로에서는 싱거운 경기를 막기 위해 난이도가 낮은 문제부터 순차적으로 풀어가는 방식을 채택하는게 보통이다. 그래야 초반에 살짝 격차가 벌어져도 역전에 대한 의욕을 잃지 않으며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더 재미있게 이후 내용을 지켜볼 수 있으니까. 당연히 이런 장치가 퀴즈대전에는 없었다..ㅜㅜ

 

에피소드 두울. 최후의 5인이 평소 가지고 있는 실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악영향을 미쳤던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문제의 난이도, 순발력 차이, 긴장감 등이 아니었다. 오전부터 저녁 8시 반시까지 11시간동안 충분한 휴식없이 진행된 살인적인 일정과 저녁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함에 따라 발생한 체력적인 부담이 그 주범이다. 물론 누구에게나 똑같은 상황이었겠지만 주최측의 섬세한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조금 더 여유있는 진행이었다면 우리는 좀 더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퀴즈대전을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최종라운드 (퀴즈영웅 탄생여부가 결정되는 이번 퀴즈대전의 피날레인만큼 긴장감을 가지고 지켜봤지만 결승라운드보다 되려 낮은 난이도의 문제가 포함될만큼 김빠진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다)

 

결승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점수차로 최종라운드에 오른 김은혜님의 실력으로 볼 때 출제된 세개의 문제 중 두개를 맞추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로 느껴졌다. 그러나 방송의 특성상 최종라운드의 중압감과 개인차에 따라 난이도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는 힘든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우승을 확정지어 천만원의 상금을 타게 된 김은혜님은 누구나 가장 쉬운 문제라고 생각했던 세번째 문제(정답 합천)를 몰랐었다고 토로했다. 해인사까지는 기억하고 있었지만 소재지까지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종라운드 문제에 대한 여행자님의 해설을 다시 들어보자.

 

세문제 전부 정확히 알고 있었음. 예상도 했던 문제고요. 순천만문제의 경우, 그래도 최종라운드라면 용산전망대/벌교꼬막/순천만을 벌교에서 부르는 명칭은? '여자만'. 이런 정도의 문제가 나와줘야죠. 설악산 대청봉/백두산 병사봉 문제, 한라산 최정상 혈망봉까지도 예상했음. 백두산의 최고봉이 병사봉에서 장군봉으로 바뀐 것도 알고 있죠. 그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죠. 마지막 합천 문제는 사실 가장 쉬운 문제이긴 하지만 우승자에게는 해인사가 너무나 각인되어 있어서 풀지 못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퀴즈 프로에서 반드시 2등하는 방법

 

아마 최후의 5인 중 우승자를 제외한 모든 출연자들이 행사가 종료되고 나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이 정말 실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이번 퀴즈대전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나는 앞으로 퀴즈 프로그램에 참여할 분들이 꼭 염두하고 대처해야 할 몇 가지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졌다. 조금 더 일찍 여행자님과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나누었다면 결과는 달라 졌으리라. 그게 이 부제를 쓰게 된 이유다. 퀴즈 프로그램 직접 참여할 의사가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퀴즈 프로에 임하는 첫번째 자세 - 깊이 있는 지식보다 지식의 폭넓음과 순발력이 중요하다

 

위에서부터 찬찬히 읽으신 분들이라면 느꼈겠지만 역시 퀴즈 프로는 일반적인 시험이나 자격증과 달리 한 분야에 대한 깊고 전문적인 지식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과 전문가 수준 사이에 위치한 중간정도 난이도의 문제를 누가 더 순발력있게 풀어내느냐의 싸움이다. 특히 우승을 위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듣고 답을 확실히 확인하고 나서 버저를 누르겠다는 만만디 전략으로는 웬만큼 난이도가 있지 않은 프로그램에서는 어렵다. 전략적으로 퀴즈를 내는 쪽의 성향, 경쟁하고 있는 출연자의 수준 등을 빨리 파악해서 어느 정도 감이 오면 과감하게 부저부터 누르고 약간의 추가시간을 활용해 잠시 더 생각하고 나서 답을 얘기하는 순발력이 필수적이다. 우리의 여행자가 땅을 치며 후회한 대목이다. 

 

퀴즈 프로에 임하는 두번째 자세 - 방송사의 섬세하고 개인적인 배려를 기대하지 마라.

 

역시 위에서 줄기차게 지적했듯이 방송사 입장에서 최우선 고려사항은 출연자가 아니라는 냉정한 현실을 미리부터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스폰서, 시청률, 방송에 따른 광고효과 등이 훨씬 중요하다. 따라서 한정된 방송시간안에서 이들이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어 편집할지는 불보듯 뻔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겠지만 혹시나 상식적인 차원에서의 배려를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일찌감치 포기하는게 좋다. 그럼 퀴즈 프로그램에서 기대하지 않은 배려를 확인하게 될 때의 기쁨도 더 커질 수 있으니 말이다..^^

 

 

퀴즈 프로에 임하는 세번째 자세 - 빡센 준비도 효과가 살짝 있긴 하지만 평소 실력으로 승부하라.

 

아무래도 이런 퀴즈 프로에 출연하게 되면 이왕 출연한거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게 당연하다. 그래서 나름대로 해당 퀴즈 프로그램의 특성을 고려해서 열공모드에 가열차게 돌입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의 여행자도 그랬다. 그러나 위의 첫번째 자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어차피 중간정도의 난이도를 가지고 평소실력과 순발력을 겨루는 대부분의 퀴즈 프로에서 당일치기는 투자한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심지어 녹화가 촉박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 쉽다. 여행자의 실감나는 증언을 통해 확인해 보자.

 

살짝 여유마저 느껴지는 여행자 김성주님의 표정을 보라. 이런 자세가 시종일관 필요했었다..ㅜㅜ

 

2일간 약 12시간 정도 공부한 듯. 객관식 예심에서는 공부한게 도움이 됐는데 1,2라운드 본선에 별반 나온 부분이 없었지요. 결국 평소실력으로 통과한 셈이고요. 전날 잠을 푹자고 했으면 오히려 1등했을 겁니다. 성공하려면 휴식을 해야 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휴식했어야.. 아쉬움이 커요.

 

최종라운드 진출에 실패하고 나서 기분이 멍했습니다. 좀 망연자실하기도 하고요. 구조적인 문제가 컸지만 제 스스로의 문제는 없는 시간을 쪼개서 15분 정도라도 가수면을 취하지 못한게 일단 아쉽고요. 2라운드 촬영 바로갑시다라고 피디가 말했을 때 강력한 명령재능을 발휘해서 "하루종일 녹화로 지쳤는데, 휴식도 없이 이게 뭡니까? 저녁이나 간식도 안주고요. 이게 퀴즈대전입니까? 체력경연장입니까? 30분 휴식 취하지 않고는 촬영 안합니다"라고 강짜를 놨어야 한다.(필자 주 : 원래는 충분히 이렇게 말하고도 남을 사람이다..^^) 내 명령테마를 발휘 못한게 유감이다. 생소한 환경이라서 그런 것 같다.

 

 

에필로그

 

참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 길게도 썼다. 근데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내가 사랑하고 응원하는 지인이 좋은 기회라 여겼던 이번 경험을 통해 의도하지 않게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우리가 잠시 헛되게 기대했던 방송의 영향력으로도 줄 수 없는 중요한 삶의 지혜를 그에게 선사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가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나누고 싶었던 여행자만의 자기다움을 지면으로나마 소개하고 싶었고 다른 기회를 통해 그가 자기다움을 브랜딩하는데 값진 교훈으로 삼아 멋지게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는 대회가 끝나고 며칠 후에 있은 나와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자신을 추스릴 수 있었고 내가 그의 심경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걸 만회하기 위해 기분좋은 음모(이 글을 쓰는 행위..^^)를 꾸미고 있음을 확인하고는 정말 고마워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길 연구가답게 홀연히 기차를 타고 그가 발굴해 낸 섬진강 흙길로 내달아 그 풍광이 주는 아늑함속에 자신을 누이고 잠시동안 그를 괴롭혔던 세속의 상처를 여행을 통한 상처치유에 관한 글로 승화시켰다.

 

그가 단 하나의 생각이나 느낌도 휘발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로 삶을 기록한 메모더미를 보라..^^

 

내가 그를 위로하며 얘기했듯이 어쩌면 대회에서 우승하고 방송에서도 그가 기대했던 자기다움이 잘 소개되었던 것 보다도 더 큰 깨달음을 얻게되는 의도하지 않은 기회가 된 셈이다. 그의 첫 책, 독특한 여행기술서 '세상의 아름다움은 끝에 있다'가 곧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가 주도하는 풍광체험단 프로그램이 색다르고 깊이 있는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여행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최고수준의 황홀경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그전까지 우리는 그를 기억해 두자. 그의 삶의 흔적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살아 숨쉬는 지도책과 함께 말이다.

 

 이런 지도를 본 적이 있나요? 가히 살아 숨쉰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아우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