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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랑에 빠진 청년의 이야기 - 나는 읽는대로 만들어진다

재능세공사 2008. 11. 4. 23:28

소박하고 수줍은 청년의 고백

 

이 책은 친절하면서도 정직하며 이름모를 독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으로 가득차 있다. '독서'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이 소박하고 수줍은 청년은 자신의 독서체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있는 그대로 더 많은 미래의 독서쟁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본인 스스로 고백했듯이 무려 10년의 시간을 투자해 얻은 결실을 책에 담았지만 그런 개인적인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한없이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다.

 

이 책을 감싸고 있는 이런 저자의 겸손함때문인지 읽는내내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이것이 이 책이 가지는 첫번째 장점이다. 소통의 기본에 충실하다는 뜻이다. 저자의 메시지가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전달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름모를 독자들의 다양한 상황을 안고가려는 노력이 돋보이고 이를 채워줄만큼 충분히 친절하다. 그 자체로 독자들이 이 청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만한 준비는 확실히 끝난 셈이다.

 

 

 

누가 읽으면 좋을 책일까?

 

우선 독서의 효용을 귀가 따갑게 들어왔지만 여전히 어떻게 책과 친해지고 자신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 몰라 고민해 왔던 책읽기 초보자들에게 반가운 책이 될 것이다. 저자 스스로도 이런 분들을 제일 염두에 두고 썼다는 사실을 책을 읽는내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누구보다 이런 분들이 독서를 대함에 있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을 본인의 체험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친절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독서의 세계로 새롭게 편입될 분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책들의 홍수속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자기다움에 걸맞는 책읽기 여정에 나설 수 있을 것이며 저자의 희망섞인 바람처럼 멀지않은 미래에 자기만의 독서법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지 않을까. 추측컨대 이런 작은 결실을 맛본 후에 다시 이 책을 읽어본다면 처음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저자의 생각을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어느 정도 책읽기의 효용과 맛을 아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어떤 의미로 다가서게 될까. 미리 고백하건대 굳이 분류하자면 필자는 이 그룹에 속한다. 이런 분들만이 느낄 수 있는 이 책의 매력을 한문장으로 정의하면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책읽기 여정이 큰 틀에서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자부심'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내내 고개를 끄덕이고 무릎을 치며 저자의 메시지에 공감과 동의를 표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을 감탄하게 만들고 극적인 변화를 일으켰던 인물, 문장 하나, 내 인생의 책이 저자의 입을 통해 거론될때마다 느끼는 흐뭇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스스로 회의감을 느껴 이제까지 애써 쌓아온 독서내공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회귀할 수도 있었을 함정에서 누군가를 구해주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가까운 곳에 있었음에도 손길이 닿지 않았던 자신을 기다리던 책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하고 이미 읽었던 책이지만 미처 감지하지 못했던 정수를 깨닫는 즐거움도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치 하나가 더 있다.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책읽기의 가치를 활용해왔던 그룹에게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갈 것을 권고한다. 자기다운 소명을 찾고, 책을 통해 깨달은 지혜와 영감을 보다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에 적용시킬 것을 말이다.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실험했을 때의 극적인 변화의 힘은 저자 스스로의 사례를 통해 책 전반에 걸쳐 집요할 정도로 반복할만큼 중요한 충고인 셈이다.

 

그렇다면 책속에서 저자가 언급했던 책읽기 대가들이나 위대한 작가들은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진다. 대가들의 속내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겠지만 나의 미래지향 재능을 통해서 한번 유추해 보련다. 대가들은 또 다른 관점에서 이 정직한 청년이 자신의 체험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를 들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대견해 하지 않을까. 청년이 도달한 책읽기 경지에 대한 평가보다는 책읽기를 대하는 무한애정과 자신이 느낀바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나누려는 따뜻한 마음에 감탄하며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청년은 그들과 잠재독자들을 이어주는 친절하고 훌륭한 메신저다. 아직도 만나지 못했던 신선한 독자들을 스승으로 삼아 자신의 생각을 한번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얘기다. 또한 평소에 잠재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얘기를 콕 집어서 명쾌하게 전달해주는 훌륭한 대변인을 공짜로 얻은 셈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기꺼이 다가가 그들의 책만으로 전할 수 없었던 더 큰 삶의 지혜를 나눠줘야 하는건 아닐까..^^

 

 

탐구심 재능이 책읽기를 만나 신나게 뛰어놀다

 

또 하나 고백하건대 저자와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다. 물론 그의 자기다움을 충분히 들여다 볼만큼 충분한 관계는 아직 아니지만. 내가 기억하는 저자는 '탐구심'이라는 대표적인 지원재능의 속성을 가진 테마가 간판재능이자 강점수준에 근접한 독특한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그가 젊은나이에 이미 4,000권의 책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그의 재능이 강점수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첫 책을 뒤늦게 읽으면서 나는 저자의 탐구심이 양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질적인 깊이면에서도 일취월장했음을 실감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의 탐구심이 특별한 목적없이 수집해 온 독서편력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예리하면서도 폭넓은 독서내공이라는 강점으로 자리잡았음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탐구심'과 '책읽기'는 환상의 짝궁이다. 적어도 자신의 재능중에 '탐구심'이 확인된 독자라면 저자를 역할모델로 적극적으로 삼을 것을 재능세공사로서 강력히 권고한다.

 

 

아쉬움과 기대사이

 

저자는 정직하며 친절한 사람이지만 자기다움의 중요성 또한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책읽기의 공통적인 지혜를 논하면서도 잠재독자들의 자기다움에 따라 유연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해석하고 적용할 것을 그리고 조금 더 맞춤식 조언을 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다가오라고 속삭인다. 그러나 독서이외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방식에도 책읽기의 효용을 이식할 수 있는 지혜까지 제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어 텔레비젼은 전혀 도움이 안되는가?라는 꼭지에서 나는 이런 내용을 기대했다. TV를 통해 제공되는 프로그램도 책읽기 방식으로 접근하면 또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지혜를 캐낼 수 있다는 신선한 조언같은거 말이다. 나도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저자라면 웬지 책과 체질적으로 궁합이 안맞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안겨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개정판에서 한번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자가 후반부에서 친절하게 안내한 것처럼 '독학의 기술'은 여러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매우 긴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예상컨대 이 책 역시도 책읽기의 효용이라는 큰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첫 책보다는 더욱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실용적인 가이드로서 손색이 없을듯하다. 그전에라도 마음이 급한 이들이라면 보보에게 지금 당장 전서구를 띄워 도움을 요청하라. 그것이 저자를 그 어떤 것보다 행복하게 만들것이 분명할테니 말이다.

 

P.S 추천도서의 향연을 만끽하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독자들의 참여를 통해 저자가 발굴한 것과 같은 또 다른 추천도서 정보를 알차게 보강해서 개정판으로 선보이면 어떨까 하는. 집단지성의 힘으로 이 책이 개정판에서 더 풍성하고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