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토피아

자기계발 패러독스 Part 1. 자기계발이란 무엇인가? (1)

재능세공사 2011. 10. 31. 18:08

  자기계발 vs 자기개발 vs 자기관리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꽤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는 표현을 써야 할 때, ‘틀리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언뜻 사소해 보이는 사람들의 '언어습관’ 하나가 왜 그렇게 마음에 걸리고 매번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봤다. 결론적으로 이 사소해 보이는 언어습관의 차이가 사람들의 가치판단과 행동에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은 익숙하고 자주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정도 의미가 비슷해 보이는 단어들을 아무 생각 없이 섞어 쓰거나 잘못 써오던 언어습관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고 내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의 다양한 의미와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보다 세밀하고 명확하게 정의하려는 습관을 만들어 주었다. 이 습관의 연장선상에서 이 장의 주제인 ‘자기계발’의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탐구해 보도록 하자.


네이버 지식인에는 ‘자기계발’과 ‘자기개발’ 중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인지 또는 어떤 의미 차이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무려 3,500여건이 올라와 있다. 그 만큼 헷갈리는 표현이고 상황에 맞게 정확하게 쓰기 어려운 단어라는 의미일게다. 개인적으로 가장 저자의 생각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답변을 하나 소개해 볼까 한다.


'개발'은 '새로운 것을 개척하여 발전시키는 것'을 말합니다.'계발'은 '이미 잠재되어 있던 사람의 슬기와 재능 등을 깨우쳐 열어주는 것'을 말합니다.'개발'과 '계발'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개발'은 '물질적인 것'과 관련해서 쓰이는 데 비해, '계발'은 '인간의 정신적인 것'과 관련해서 쓰인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정신적인 것과 관련되어 쓰인다고 하더라도 인위적인 학습이나 훈련을 통해 사람의 능력을 발전시킨다는 의미일 경우에는 '개발'을 씁니다.

 

즉, '자기계발'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사상이나 인성 따위를 포함한 슬기나 재주 등을 일깨운다는 뜻이고, '자기개발'은 인위적인 교육(학습)을 통해 어떤 능력이나 솜씨 등을 향상시킨다는 뜻이 됩니다. (네이버 아이디 minerva707님의 답변 인용)


사전적 의미에서의 설명으로는 나무랄데 없는 답변이지만 좀 더 넓은 의미에서 분야로서의 자기계발은 이 두 가지 단어에 내포되어 있는 의미와 함께 ‘자기관리(경영)’라는 또 하나의 개념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큰 틀에서 소비자들이 자기계발 분야를 인식하는 이미지는 이 세 가지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며, 자신들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세부 컨텐츠나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소비한다.


자기계발 분야 종사자(공급자)들 입장에서는 이 세 가지 범주에 대한 구분의 의미가 소비자들과는 사뭇 다르다. 자신들이 돕고자 하는 대상(인간)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자신들이 어떤 역할과 소명에 충실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고객을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에 따라 자기계발 분야가 포괄하고 있는 세 가지 범주 중 하나에 자기만의 중심영역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성공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들은 태어날 때 부터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는 이들은 ‘계발’이라는 단어 속에 함축되어 있는 ‘깨닫게 하고 영감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에 가장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반면 인생은 개인의 굳건한 의지와 성실한 노력으로 원하는 것을 충실하게 채워 나가는 과정이라 여기는 이들은 이미 검증된 체험과 학습의 힘을 빌어 새로운 것을 개척하거나 발전시키고 향상시켜 나가는 것을 돕는 ‘개발’을 선호하고 중시한다.


마지막으로 인생 자체를 유한한 시간과 자원을 가지고 최대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일련의 경영활동(계획, 실행, 피드백)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높이는 인간의 ‘본능’과 ‘감정’에 흔들리지 않도록 의식적 통제가 가능한 ‘이성’의 힘을 최대한 활용하여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효율적인 관리기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관리(경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아실현’ vs '자기실현'


방향을 살짝 돌려서 ‘자기계발’과 연관성이 높은 영어식 표현 두 가지를 통해 또 다른 함의를 찾아 보자. ‘Self-Help'와 'Self-Reliance'. 직역하자면 '스스로를 돕는 것'과 '스스로를 의지한다'는 뜻인데 핵심은 '자기답게 홀로서기'에 있다. 한시적으로야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타인에게 의지할 수 있지만 결국 스스로의 힘을 믿고 홀로 딛고 설 수 있어야만 진정한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기계발의 주체는 조직도 아니고 집단의 일원으로서의 나도 아니다. 또한 타인이 인식하거나 평가하는 나도 역시 아니며, 심지어 스스로가 인식하고 평가하는 나도 완전한 주체로 인정해 주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 중에 ‘자아실현’이라는 말이 무언가 석연치 않다고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아'는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완전한 '자기다움(selfness)’ 중 스스로가 자각하고 인식하는 부분적인 모습이며 심지어는 왜곡된 내 모습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자아실현’이라는 용어보다는 ‘자기실현’에 더 마음이 간다. 우리가 위에서 이미 살펴본 ‘계발' ‘개발’ ‘관리’와도 ‘자아’는 그닥 어울리는 단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내 인생의 탐나는 자기계발 50>의 저자 톰 버틀러 보던은 자기계발의 본질에 대해 “우리 스스로 의식적 사고를 결정함으로써 우리의 유전자나 환경, 운명이 우리의 앞길을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정의에서 주목하고 싶은 점은 ‘삶의 주도권을 그 어떤 외부적, 피동적인 것에게도 넘겨줄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다. 그렇다. 자기계발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세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잃어 버렸던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아 오는 일련의 과정이다.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랑뿐이다. 그래서 자기계발의 본질은 사랑이다. 세상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출발점은 나 자신을 흠뻑 사랑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힘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사랑은 끌림과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두려움으로 멀어진 이들이 다시 연결되고 그 부대낌 속에서 다양한 자기다움으로 혼자일 때 보다 더 충만하고 완전한 사랑을 일구어 나간다. 그 끝이 아니라 매 순간에서 우리가 맛보는 것이 살아 숨쉬는 있는 그대로의 ‘행복’이다.


결론적으로 자기계발 수요자는 ‘스스로에 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폭넓고 깊이 있게 인식함으로써 스스로를 사랑하고 믿으며 도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자신이 원하는 삶을 꿈 꾸고 이루어 나가는 지혜와 능력을 발전시키고 향상시켜 나가는 것,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절망하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의 의지와 행동을 이성적으로 컨트롤하는 힘을 키우는 것’ 중에서 중심축을 선택하고 나머지 요소를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으로 자기만의 자기계발 의미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계속)